'홍준표 복당이 먼저냐, 합당이 먼저냐'… 고심하는 野 지도부

홍준표 발언 등 합당 변수될까, 시기 두고 막판 조율

홍준표 무소속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을 추진 중인 가운데 복당 시기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현재 국민의당과의 합당 절차를 앞두고 있는 만큼 평소 발언 수위가 높은 홍 의원의 복당이 변수가 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17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측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홍 의원 복당 문제와 관련해 "시기를 보고 있다"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측과도 논의를 하고 있으니 그런 것들을 가늠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홍 의원의 복당에 대해 "늦출 이유는 없다"며 "(최고위원회의에서) 충분히 논의한 후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최고위에서도 논의됐지만 반대 의견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는 빠르면 금주 중 최고위에서 홍 의원 복당을 의결할 계획이었으나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안 상정이 미뤄진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이 당내에서 활동을 시작하면 합당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 측은 "안 대표의 수락 여부가 아니라 홍 의원이 (합당 수순 보다) 먼저 들어오느냐의 문제"며 "홍 의원이 발언 등으로 이슈를 워낙 잘 움직이는 사람이라 국민의당과의 합당 과정에서 홍 의원의 발언이 이슈가 될 수 있으니 그 순서를 고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의 반발은 여전하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그가 복당하는 게 우리한테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초선 의원들 중에 홍 의원의 복당을 반기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8년도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 당대표를 하면서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참패를 했다"며 "거물급 정치인이면 원칙을 깨고 나와도 다 받아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만 이 대표가 홍 의원 복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초선 의원들이 지도부와 대치되는 의견을 내놓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신임 대표가 홍 의원 복당을 거부할 명분이 마땅치 않다고 했기 때문에 지도부가 추진하면 노골적으로 반대할 의원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이 대표가 홍 의원의 화법과 시대와 공감하는 메시지에 대해선 이야기해보겠다고 한 만큼 홍 의원이 어떻게 말할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