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다변화 힘쓴 삼성전기, 전자 비중 20%대로 낮췄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삼성전기가 올해 1분기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처음으로 20%대로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삼성전자의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어 외부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던 삼성전기는 고객 다변화와 전장 등 모바일 외 분야의 사업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해 1분기 매출 가운데 삼성전자와 그 종속기업에 대한 매출 비중은 29.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에 비해 4%포인트 감소한 것이며 전년동기대비로는 17%포인트나 줄어든 수치다. 삼성전기의 매출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이 20%대로 내려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다른 신규 고객사를 발굴해 올해 삼성전자의 매출 비중을 20%대로 낮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기의 삼성전자 매출 의존도는 수년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2016년 56.8%였던 삼성전기 내 삼성전자의 비중은 2017년 47.8%로 떨어졌고 이후 40%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33.7%로 내려왔다. 4년 만에 매출 의존도가 20%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이다.

삼성전자 관련 매출 감소폭은 더 가파르다. 올 1분기 삼성전기가 삼성전자와 그 종속기업과 거래한 매출은 704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1.7%, 전분기대비 26.0% 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분기별로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1분기 매출은 근래 들어 가장 적은 규모다. 삼성전기의 1분기 전체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1%, 전분기대비 14% 증가한 2조3719억원을 기록한 것과도 대비된다.

삼성전기 매출에서 삼성전자 비중이 감소한 이유는 고객 다변화에 있다. 우선 스마트폰 시장이 플래그십 대신 보급형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삼성전기가 공급하던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내 카메라모듈 등 일부 부품 수요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1분기 중에는 갤럭시S21 시리즈 조기 출시로 관련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소폭 감소했다. 동시에 삼성전기는 주력 제품이자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에 대해 애플, 샤오미, 오포 등 글로벌 업체들과의 거래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삼성전자에 치우쳤던 고객사를 다양하게 확보, 넓혀나가는 것이다.

또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그동안 집중해온 모바일 분야 외에 전장 등 다른 분야의 성장성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특히 자동차 전장 부품에 들어가는 MLCC 수요가 늘면서 관련 매출이 증가하고 자동차 전장업체들과의 협업도 늘고 있다. 이 외에도 반도체 초호황기에 패키지 기판 사업의 매출이 1분기 중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올해 삼성전기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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