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찾는 美 조지아공장, 3~4년 뒤 세계 최대 배터리 집적지 겨눈다

SK이노베이션 미국 전기차 배터리공장, 2공장 건설중
최태원 회장, 3·4공장 추가 투자계획 발표 가능성도

SK배터리아메리카가 조지아주 커머스에 짓고 있는 전기차배터리 공장. 사진 오른쪽 1공장은 올해 초 완공해 시제품을 만들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1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을 한 후 귀국길에 조지아주에 있는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들르기로 했다.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로 한미간 백신 협력이 꼽히는 가운데 우리가 지렛대로 삼을 수 있을 만한 카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게 배터리 생태계다. 외형으로나 기술적으로 앞서있다는 평을 듣는 우리 배터리 기업이 현지 투자를 늘려 전기차 보급확대에 일조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유럽·중국과 함께 미국은 세계 3대 완성차 시장으로 꼽히는데, 전기차의 경우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유럽에서 팔린 전기차가 140만대, 중국이 134만대로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는데 미국은 33만대 수준이다. 반대로 이는 그만큼 앞으로 시장이 커질 여력이 더 많다는 얘기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 기후변화 대처에 적극 나서는 등 친환경차 보급을 늘리려는 정책을 펴는데다, 현지 주요 완성차메이커 역시 그에 부응해 새 모델을 잇따라 내놓기로 했다. 코트라 등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은 1%대에 머물렀으나 2030년이면 26%로 늘어날 전망이다.

브라이언 켐프 미국 조지아주 주지사가 지난 2019년 3월 열린 공장 기공식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SK의 현지 배터리사업은 조지아주 역대 외국인 투자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로 꼽힌다. 사진=조지아주 홈페이지

2019년 열린 SK 조지아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등이 참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번 방미 기간 처음으로 공장을 찾기로 했다. 사진=조지아주 홈페이지

SK의 배터리 사업은 삼성·LG 등 국내 경쟁사와 달리 전기차에 집중돼 있다. 후발주자로 꼽히는 SK가 주력하는 곳이 미국이다. SK는 2018년 미국 투자계획을 밝히며 조지아주 커머스 일대에 대규모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당초 현 공장부지를 정했을 때부터 4공장까지 염두에 뒀다. 올해 초 완공한 1공장은 연내 양산을 목표로 현재 시제품 등을 만들고 있고 2공장은 내년 상반기 중 공사가 끝날 예정이다. 3공장, 4공장은 내부 검토중이다. 이번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공장을 처음 찾기로 했는데, 이 기간에 맞춰 추가 투자계획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증권가 등 업계에서는 현지 완성차메이커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추가 공장을 짓는 방안도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본다.

조지아 공장에서 만든 배터리는 포드와 폭스바겐에 공급된다. 현지 자동차업계에서도 SK의 조지아 공장에 관심이 큰 건 미국인이 가장 많이 사는 포드의 픽업트럭 F-150 전기차모델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F-150 라이트닝’ 공개행사 하루 전 포드의 공장에 직접 들러 예정에 없던 시운전을 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폭스바겐 역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선 미국 내 점유율 확대를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다. 미국 내 전기차 판매는 테슬라 독주체제다.

18일(현지시간) 포드 디어본공장을 들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F-150 라이트닝을 시운전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SK의 미국 현지 공장 4곳이 모두 갖춰진다면 전 세계 시장을 기준으로 봤을 때도 손에 꼽히는 규모가 된다. SK 조지아 1·2공장의 생산능력은 20GWh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3·4공장을 비슷한 규모로 짓는다면 45GWh 수준이 될 전망이다. 전기차 70만대치에 달하는 물량이다.

현지에 일찌감치 진출해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최대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사 얼티움셀즈가 오하이오주에 짓고 있는 공장이나 최근 확정한 테네시주 스프링힐 공장이 각각 35GWh 규모다. 공급량으로는 세계 최대인 중국 CATL이 자국 내 45GWh 규모로 공장을 짓고 있다. 미국 네바다주에 있는 테슬라의 기가팩토리는 20GWh 규모다.

SK는 2025년까지 배터리 생산능력을 125GWh+α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 회사의 올해 생산량은 60GWh 정도로 두 배 이상 늘려야 한다. 통상 2년가량 걸리는 건설기간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내년에는 미국을 비롯해 유럽·중국 등 다양한 글로벌 거점마다 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유럽 공장을 지을 때 다른 국내외 건설사에게 일을 맡겼는데 조지아 2공장은 그룹 계열사인 SK건설이 짓고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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