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BTS 키운 하이브의 음악 뮤지엄 '하이브 인사이트' 가보니

입구엔 대형 스크린 포토존
소리·안무·이미지 등 테마 전시
향후 아티스트 협업 특별전 운영

하이브가 14일 개관한 음악 뮤지엄 '하이브 인사이트(HYBE INSIGHT)'에 전시된 대형 트로피월.(사진제공=하이브)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가로로 10m는 족히 돼보이는 초대형 스크린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안무가 상영되고 있다. 갑자기 화면이 바뀌더니 10초 카운트다운. …3, 2, 1, 0. 대형 스크린이 돌연 세로로 절반 쪼개지더니 뒤쪽으로 접힌다. 그 너머 마주한 비밀의 공간.

동굴을 탐험하듯 안쪽으로 들어서자 천장부터 벽·바닥까지 보이는 모든 면이 스크린이다. 갑자기 불이 꺼지고 온 화면은 별들로 가득 찬다. 우주의 어느 공간으로 순간 이동한 듯한 기분에 잠시 현기증이 난다. 다시 불이 켜지자 양쪽 벽은 지하 2층부터 1층까지 이어지는 8.5m 높이의 대형 트로피월로 바뀌어 있다.

BTS 소속사 하이브가 14일 개관한 음악 뮤지엄 ‘하이브 인사이트(HYBE INSIGHT)’ 내부에 설치된 ‘하이브 뮤직’을 테마로 한 전시장 모습이다. 하이브 인사이트는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와 팬이 음악을 매개로 만나는 문화공간이다. 서울 용산구 하이브 본사 지하 1~2층, 연면적 4701㎡ 규모로 마련됐다.

하이브가 14일 개관한 음악 뮤지엄 '하이브 인사이트(HYBE INSIGHT)' 입구.(사진제공=하이브)

하이브 인사이트 입구 층인 지하 2층으로 내려가면 대형 스크린에 하이브 아티스트들의 대형 사진들이 보인다. 팬들을 위해 마련한 포토존이다. 입구로 들어서면 원형 공간의 네트워킹 라운지가 나온다. 이곳에서 포토티켓을 수령하고 전시 입장 시간만 기다리면 운영 크루들의 관람 안내도 들을 수 있다.

커튼을 열고 ‘포털’로 들어서면 본격적인 전시공간이 펼쳐진다. 첫 번째 마주하는 곳의 테마는 ‘이노베이티브 사운드’. 하이브가 음악의 첫 번째 요소인 ‘소리’라는 주제 아래 전시물들을 구성했다. 음악 제작 과정을 담은 애니메이션 영상과 실제 작업실의 장비들을 촬영한 사진이 전시돼 있다. 터치모니터에서 BTS의 RM, 슈가, 제이홉 등 5인의 개인작업실을 손가락으로 360도 돌려보면서 구경할 수 있다.

두 번째 테마공간 ‘다이내믹 무브먼트’로 들어서자 곳곳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 BTS를 비롯한 아티스트들의 안무가 상영되고 있다. 이곳은 음악의 두 번째 요소인 ‘춤’에 집중해 기획됐다. 한쪽 벽면엔 ‘크로노포토그래피(Chronophotography)’ 기법으로 촬영한 하이브 소속 가수들의 안무 사진이 걸려 있다. 크로노포토그래피란 과학 연구 차원에서 움직임을 연속적으로 찍은 사진이다.

하이브가 14일 개관한 음악 뮤지엄 '하이브 인사이트(HYBE INSIGHT)'에 전시된 대형 스크린.(사진제공=하이브)

세 번째 테마 ‘인스파이어링 스토리’ 전시장에는 하이브 소속 가수들의 가사 이미지와 각종 오브제가 전시돼 있다. 이곳은 음악의 세 번째 요소인 ‘스토리’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하이브 관계자는 "소리와 춤을 아우르는 하나의 서사에 대해 다루는 공간"이라며 "관람객들은 아티스트만의 독자적인 스토리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음악과 가사를 음미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엔 스위스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1875~1961)의 이론을 풀어낸 개론서인 ‘융의 영혼의 지도’와 독일계 스위스 작가 헤르만 헤세(1877~1962)의 ‘데미안’, 독일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에리히 프롬(1900~1980)의 ‘사랑의 기술’ 같은 책 본문이 밑줄까지 쳐진 채 전시돼 있다. 책들은 BTS 앨범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한때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하이브가 14일 개관한 음악 뮤지엄 '하이브 인사이트(HYBE INSIGHT)'에 세계적 비주얼 아티스트 제임스 진이 '일곱 소년의 위로'라는 주제로 전시중이다.(사진제공=하이브)

지하 1층은 하이브 인사이트와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 협업해 만들어내는 공간이다. 개관 기념으로 열린 첫 기획 전시는 세계적 비주얼 아티스트 제임스 진이 맡았다. 그는 ‘일곱 소년의 위로’라는 타이틀로 BTS가 모티브인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제임스 진의 과거 작품과 신작들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다. 신작 ‘Garden’은 높이 3.6m, 너비 1.52m의 대작. BTS 멤버들을 꽃의 정령으로 표현했다. 작가 특유의 몽환적인 색감이 두드러진다. 이 밖에 BTS 멤버들의 특징을 살린 목각 조형물, 스케치, 드로잉도 전시돼 있다.

하이브 관계자는 "향후 정기적으로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특별전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미술 진입 장벽을 낮추고 관람객들이 좀 더 쉽게 미술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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