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속으로] 기회의 만도, 위기의 만도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자동차 부품회사인 만도의 주가가 갈림길에 서 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주가가 지난달 말 대비 12.39% 올라섰다. 다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시각이 갈린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단기적 영향을 고려해야 하다는 판단에 따라 목표 주가를 내리는 시각이 있으며 그간 주가 하락에 다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됐다는 시각이 있다.

13일 기준 만도의 주가는 주당 6만5300원으로 지난달 말 5만8100원 대비 12.3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내내 하락하던 주가가 이달 들어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1분기 희망을 보다

다만 증권가의 시각은 갈리고 있다. 지난달까지 만도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데 여념이 없던 증권사 리서치센터 중 일부는 만도의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시각을 바꿨다.

만도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5016억원, 71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91.5%, 53.4%가 상승한 수치다.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 컨센서스인 634억원을 13% 정도 상회했다.

실적의 질도 주목할만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라 공급 부족 이슈가 있는 북미의 경우 매출액이 5% 주는데 그쳤다. 유럽·남미은 전년치를 유지했다. 반면 한국과 중국, 인도의 매출액은 각각 8%, 90%, 28% 급성장했다. 전기차 업체들향 매출액도 54% 증가했다. 이에 따라 주 고객사인 현대차, 기아, GM, 지리 외의 매출 비중이 3.1%p 많아진 31.4%를 기록했다. 상대적 고마진 고객·제품의 비중 상승과 고정비 절감 노력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3.4%p 상승한 4.8%를 기록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부정적인 환경 속에서 1분기 실적 개선이 가능했던 이유는 중국과 인도의 선전 때문이며 두 지역의 호조는 2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모두에게 알려진 악재(반도체 숏티지)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동사의 펀더멘탈 개선 요인이 중요하다"라고 분석했다.

2분기 반도체 수급 여파

그러나 기존 대로 만도의 실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1분기 실적에는 반도체 수급 불균형에 따른 영향이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도 일회성 이익 33억원을 제외하면 시장 기대치 수준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주가의 상승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SK증권은 반도체 수급 이슈에 따른 생산우려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9만원에서 7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만도 측은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1분기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GM과 포드 등이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해당 지역내 매출액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었다고 했다. 또 2분기에는 관련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며 수급의 정상화는 3분기께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만도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운전자보조시스템(ADSD) 부문의 수익성 확보도 관건이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ADAS 부문은 반도체 수급 문제로 전년 대비 약 15%의 매출 감소가 있었고 GM과 현대차 그룹 등은 2분기에 각각 20~50만대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만도는 한라홀딩스의 자동차 부품 제조판매 부문이 인적분할돼 설립된 회사인데, 최근 안전규제 강화와 자율주행 시장 성장에 따라 ADAS 부문 성장세가 밸류에이션 상승의 기대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1분기 제네시스 출고가 187% 증가했음에도 1분기 ADAS 매출이 전년 대비 2억원이 늘었고 매출 비중도 12.5%에 불과한 것은 아쉬운 요인"이라며 "2분기 에도 매출 비중이 역대 최고치인 15.1%를 넘지 못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 3개월 간의 주가 하락으로 상승 여력이 10% 이상 확보돼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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