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민간 반도체·배터리 협력, 美 '백신 스와프' 여론 형성 유리'

여야도 '외교 네트워크' 활용한 백신 수급 목소리 높여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물을 마신 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구채은 기자] 정부가 미국과 ‘백신 스와프’를 추진하면서 반도체나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의 협력이 도움이 될 것이란 뜻을 밝혔다. 반도체나 전기차 배터리 등 민간기업 차원의 한미 협력을 통해 양국 신뢰가 강화되면, 백신 스와프 논의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미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1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가해 전날 그가 밝힌 백신 스와프 추진 방안에 대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관심을 갖는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에서 우리가 미국을 도와줄 수 있는 분야도 많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분야가 반도체나 배터리 등과 관련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민간기업의 협력 확대가 미국 조야에서 도움을 줘야겠다는 여론을 형성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다만 백신과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맞교환하는 ‘스와프’ 형식은 아닐 수도 있다는 뜻도 밝혔다. 일종의 ‘선의’를 기대하는 방식의 협력이란 것이다. 정 장관은 "동맹이라는 특별한 관계를 감안해 미국이 부족 상태였던 마스크를 공수해준 적이 있다"며 "그런 사정을 미 측에 설명하고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것을 강조 중"이라고 했다.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정 장관은 "미국과 백신 스와프를 진지하게 논의 중"이라고 밝혔고, 미국 국무부도 20일(현지시간) 한미 백신 스와프와 관련해 "비공개 외교적 대화"라며 논의 사실을 인정했다. 단 미국 측도 올해 여름까지 집단면역 형성 계획이 있어 백신 스와프 결과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정 장관은 "미국도 국내 사정이 아직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여름까지) 집단면역을 이루기 위한 백신 비축분에 여유가 없다는 입장을 저희에게 설명해 왔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쿼드(Quad) 참여에 대해서는 "(백신과) 교환 대상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편 여야도 외교 네트워크로 백신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모더나·화이자뿐 아니라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백신 등 플랜B까지 준비해야 한다"며 "미국 상원을 포함해 러시아 대사를 만나 플랜B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미국에 국회 사절단을 보내서라도 백신 스와프를 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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