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강세장…시중銀, 보유 금융자산 껑충 '↑'

4대銀 ‘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 65조8020억원
전세계 초저금리 이어지고 주가 치솟은 영향
올해 자산 상승세 이어갈지 의문 분석도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지난해 국내 시중은행이 보유한 금융자산의 규모가 크게 불어났다. 코로나19로 국내금리가 떨어지면서 보유 채권 가격이 크게 뛰었고, 주식 강세장까지 이어지며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평가 가치가 오르면서다.

21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당기손익으로 분류된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65조802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49조9634억원에서 15조8386억원(31.70%) 증가한 금액이다.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합리적이고 독립적인 당사자 사이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매겨진다. 주식과 채권 등을 일종의 시세로 평가한 자산이다. 차익을 얻기 위해 단기매매·재매입 목적으로 취득하면 ‘당기손익’, 단기매매목적이 아닌 신주인수권 등의 금융자산은 ‘기타포괄손익’으로 분류한다.

개별은행으로 살펴봐도 관련 자산은 모두 오름세를 기록했다. 당기손익으로 집계된 신한은행의 유가증권은 21조8192억원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많았다. 18조7161억원이던 직전 연도 대비 3조1021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전년대비 각각 15.69%(2조1760억), 45.10%(4조8296억) 증가한 16조423억원, 15조5379억원의 금융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은행의 경우 규모는 가장 작았지만 증가세가 가팔랐다. 2019년 6조6725억원이던 금융자산은 1년 새 12조4024억원으로 85.87% 늘어났다. 파생상품자산이 6조9085억원으로 136.49% 늘고 유가증권 역시 5조4354억원으로 46.33% 확대된 영향이다.

기타포괄손익으로 잡힌 금융자산도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4대 은행의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144조9139억원이었다. 전년보다 2조6318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114조3682억원이었던 2018년과 비교하면 30조5457억원(26.70%) 불어났다.

금융자산 평가손익도 ↑…올해도 이어질까

이는 채권가격과 주가 상승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매매를 통해 가치가 상승하는 금융자산의 보유를 대폭 늘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전 세계는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갔다. 한국 역시 지난 5월 역대 최저수준인 0.50%까지 금리를 내린 뒤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금리가 낮아지면 가격이 꾸준히 오른다.

주식시장은 실물경기 불황과는 반대로 강세장이 형성됐다. 20일에는 3220.70포인트를 기록하며 종가기준 사상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에 은행들은 지분과 채권의 매도·매입 등을 통해 차익을 실현하며 평가손익이 증가하는 모양새다. 우리은행의 경우 채권 매매 손익이 2019년 108억8600만원에서 236억9500만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기타포괄손익에 잡힌 금융자산의 손익이 483억원에서 2811억원으로 뛰었다.

다만 올해의 경우 지난해처럼 금융자산의 가치가 꾸준히 상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채권금리는 꾸준히 하락한다"면서도 "미국의 채권금리 상승으로 일시적으로 채권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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