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원전 수출 청신호…UAE 바라카 1호기 가동

아랍지역 최초 상용원전…韓 독자기술 APR1400 기반
바라카 원전 상업운전 개시, 해외 수주전 교두보 역할 기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한국이 처음 수출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라카 원전 1호기가 성공적으로 상업운전을 시작하면서 한국형 원전의 해외수출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수 십 년 동안 쌓아 온 우리의 원전기술력은 물론 해외원전사업 능력까지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현재 체코, 폴란드에서 진행중인 원전 수주전에서 이번 바라카 원전 상업운전 돌입이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UAE 원전 1호기는 최근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지난해 3월 연료장전, 7월 최초임계 도달 이후 출력상승시험과 성능보증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데 이은 조치다.

이번 사업은 한국이 자체개발한 수출형 원전인 ‘APR1400’ 4기(5600메가와트)를 건설하는 최초의 해외원전사업이다. 한전은 주계약자로서 사업을 총괄 수행하고, 향후 장기운영 파트너로 이 사업에 UAE원자력공사(ENEC)와 합작투자로 참여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 또한 설계(한국전력기술), 제작(두산중공업), 시공(현대건설·삼성물산), 시운전 및 운영지원(한국수력원자력) 등 사업 전반에 걸쳐 참여하고 있다.

아랍지역 최초의 상용원전인 바라카 원전 1호기는 한국이 독자기술로 개발한 차세대 원자로인 APR1400 노형을 기반으로 UAE 기후의 환경적 특수성을 반영해 보강설계됐다. 한전은 2012년 7월 1, 2호기 건설허가 취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다.

한전 관계자는 "후속인 2~4호기 건설, 시운전 완료 후 운영까지 모든 역량을 다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UAE간 원전협력은 설계·건설·운영·핵연료·정비 등 원전 전 주기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UAE 원전은 자국 내 안정적인 기저부하 전력원으로 향후 4개 호기가 모두 상업운전에 돌입하면 전체 UAE 전력수요의 25%를 담당할 전망이다. 연간 2100만t의 탄소배출량 저감효과(차량 320만대에 해당하는 매연 저감효과)도 예상된다.

바라카 원전 1호기 상업운전 개시로 한국형 원전의 추가 해외수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바라카 원전을 통해 국내 원전 기술력을 증명하고, 이를 토대로 체코 두코바니 원전, 폴란드 신규 원전사업 수주에도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사우디 아라비아, 영국, 이집트 등도 잠재적인 시장으로 거론된다.

특히 한수원은 러시아가 건설하는 이집트 엘다바 원전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지난달 이집트를 방문해 현지 건설 공기업인 페트로젯 측과 협력합의서를 체결해 사업 참여를 위한 기반을 확보했다. 엘다바 원전 사업은 내년부터 건설이 본격 시작되는데 한수원은 터빈 건물, 옥외시설물 설계, 조달, 시공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원전 해외수출을 지원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원자력·국제통상·외교·안보 등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원전 수출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수출현안과 차세대 수출 전략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이 밖에도 원전 관련 중소기업을 위한 ‘원전 수출 정보, 지원 시스템’ 개설해 수출을 지원한다. 주요 원전 수출 경쟁국들과 협력해 우리 중소기업의 원전 기자재, 부품 수출을 지원하고 차세대·중소형 원전 시장 도래에 대비해 새로운 수출전략을 모색한다.

한전 관계자는 "이번 바라카 원전 1호기 상업운전 착수로 한국의 원전기술과 시공관리 등 해외원전사업 능력이 전 세계에 입증됐다"며 "신흥 원전시장에서 제 2의 해외원전수출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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