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잔치에 모회사는 울상…SK바사 상장날, 케미칼 급락 '불안'

바이오 직접 투자자들 늘어나면서 SK케미칼 찬밥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으로 당분간 약세 지속 전망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SK케미칼을 손에 쥐고 있는 투자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기업공개(IPO) 역사를 새로 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열풍을 손 놓고 구경만 하는 듯 모회사인 SK케미칼의 주가가 수직 낙하중이다.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지난해 바이오 종목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중복 상장이 되면서 바이오 사업에 직접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투자 관심에서 멀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SK바이오팜 상장 당시 SK 주가가 급락한 아찔한 경험이 있기에 오는 18일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일을 기점으로 SK케미칼의 주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오전 9시31분 SK케미칼은 전일대비 2.50% 하락한 29만2000원에 거래됐다. SK케미칼 주가는 지난달 3일 종가 기준 고가였던 46만2500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림세로, 전일 종가와 비교하면 35.2%나 빠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7월 SK케미칼에서 분사해 설립됐다. 인플루엔자 백신, 대상포진 백신 등을 제조한다.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물질을 SK바이오사이언스 경북 안동 백신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소식에 SK케미칼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50만원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됐다. 그러나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직접 상장에 나서면서 SK케미칼의 투자 가치가 줄어들어 주가는 힘을 못쓰고 있다.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이후 지분율이 기존 98%에서 68.4%로 하락하게 된다. SK케미칼의 지분 33.5%를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 역시 덩달아 약세다. 9시31분 1.28% 하락한 6만19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6일 종가 기준 고가 7만800원과 전일 종가와 비교하면 11.4% 하락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IPO에 다른 대규모 자본확충으로 SK케미칼과 SK디스커버리 신용등급은 상향 조정될 전망이지만, 당분간 주가는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SK에서 분할된 SK바이오팜이 지난해 7월2일 상장됐을 당시, 상장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수익률 342.9%(공모가 대비)라는 기염을 토했지만, SK는 당일 주가가 전날보다 6.2% 하락한 것을 포함, 7거래일 연속 내리며 총 19.0% 떨어졌다.

증권가는 사실상 SK케미칼과 SK디스커버리 주가가 어찌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종목 분석 리포트 역시 발행이 거의 전무하다. 다만 가격 조정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인식이 투자자들에게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케미칼의 경우 올해 들어 15일까지 개인들이 1147억원, 외국인이 1393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만 2649억원을 순매도했다. SK디스커버리 역시 같은 기간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66억, 6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235억원을 팔아 치웠다.

한편 국내 주식 시장에서는 모회사와 자회사가 중복 상장되면 모회사의 디스카운트는 불가피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상장을 추진중인 LG에너지솔루션으로 인해 모회사 LG화학의 주가 역시 디스카운트 우려가 나온다. 배터리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직접 LG에너지솔루션에 투자를 하고 싶어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LG화학에서 물적분할된 이후 지난 1월 KB증권, 모건스탠리 등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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