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군함, 구소련붕괴 후 첫 아프리카 수단항 입항...무력개입 커지나

지난해 11월 수단과 해군기지 건설 합의
용병부대 앞세워 아프리카 내전개입 활발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러시아 흑해함대 소속 군함이 구소련 붕괴 이후 처음으로 아프리카 수단에 입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러시아의 아프리카 군사개입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사병으로 알려진 와그너그룹 등 용병기업들을 앞세워 수단과 케냐,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등 아프리카 거의 모든 나라들의 내전에 깊숙이 개입돼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러시아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러시아 흑해함대 소속 4000t급 호위함인 '그리고로비치 제독함'은 홍해 연안 수단 항구 도시인 수단항에 입항했다고 러시아 해군 흑해함대 공보실이 이날 밝혔다. 구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 군함이 아프리카 국가 항구에 입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는 구소련 붕괴 이후 현재 지중해 시리아 타르투스항에 해군물자·기술지원기지 1곳만을 해외 해군기지로 운영하고 있다.

앞서 수단항은 지난해 11월 러시아와 수단 양국 간 협정에 따라 러시아 해군의 물자·기술지원 기지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러시아는 이 기지에 약 300명의 인력을 상주시키면서, 핵추진 함정을 포함한 4척의 군함을 한꺼번에 정박시킬 수 있을 만한 인프라를 갖추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는 이 해군기지 방어를 위한 무기와 방공시스템 등도 수단 측에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군사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홍해 해역 해군기지 확보를 통해 전 세계 해운 운송의 10%를 담당하는 주요 해운로인 수에즈 운하 통과 노선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동시에 수단 해군기지는 러시아 해군이 홍해와 인도양 등으로 작전 반경을 넓히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중동과 아프리카 정정불안이 심해지자 아프리카 내전에 깊숙이 개입하기 시작했다. 해군기지 건설을 합의한 수단의 내전은 물론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말리, 니제르, 차드, 부르키나파소와 모리타니 등 중남부 아프리카의 독재국가들을 중심으로 용병부대를 파견하고 무기를 지원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프리카로 파견된 러시아 용병부대는 러시아 최대 용병기업으로 알려진 바그너그룹 소속 병사들이 주축이다. 바그너그룹은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운영하는 사설 용병기업으로 러시아 정부군으로부터 장비를 은밀히 지원받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프리고진은 푸틴 대통령의 전속 요리사이자 케이터링, 급식업체를 운영하는 일반 사업가처럼 알려져있으나 실제로는 바그너그룹의 실소유주이자 미 대선 개입 등을 주도하며 푸틴정권의 핵심인사로 불린다고 WSJ는 전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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