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강, 한국철강협회 탈퇴

회원사 탈퇴는 사실상 처음 있는 일
"제강사 목소리 대변 제대로 하지 못 했다"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대한제강이 한국철강협회에서 탈퇴했다. 철강사가 영업 중단, 사업 축소 등이 아닌 이유로 협회를 탈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철강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철강협회는 지난 1월 회원사에서 대한제강을 제외했다. 대한제강이 탈퇴 의사를 전달한 데 따른 조치다.

한국철강협회는 철강산업의 국제 경쟁력 제고와 철강업계 친목을 증진하기위해 1975년 7월 설립됐다. 초대 회장은 박태준 당시 포항제철(포스코) 회장으로, 이후 포스코 회장이 협회장을 맡는 것이 관례다. 한국철강협회는 1999년 2월 '철의 날(6월 9일)'을 제정하는 등 철강업계 인사 및 정보 교류에 큰 역할을 해왔다. 대한제강이 올해 탈퇴하면서 회원사는 정회원(철강제조업체) 38곳, 특별회원(유통 및 단체) 6곳으로 줄었다.

대한제강의 탈퇴 배경으로 한국철강협회에 대한 불만이 꼽힌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가 한창일 때 철강업계는 한국철강협회를 통해 정부에 환경부담금, 산업용 전기료 인하 등의 건의를 전달했으나 큰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반면 대한석유협회는 석유 수요 급감과 유가 하락으로 정유업계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하자 '유류세 인하', '원료용 중유 소비세 면제' 등을 적극적으로 건의했다. 그 결과 유류세 한시적 유예, 원료용 중유 소비세 면제 등의 성과를 거뒀다. 한국선주협회는 포스코가 물류 자회사 설립을 발표하자 크게 반발하며 방어했고, 한국석유화학협회는 시황 정보 제공를 비롯해 회원사 간 긴밀한 교류에 가장 앞장서는 조직으로 잘 알려졌다.

특히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고철 담합' 조사가 탈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7개 제강사에 담합 관련 과징금 3001억원을 부과하면서 한국철강협회에 대한 불만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소명 기회가 충분하지 않았고, 일부 제강사는 알려진 것과 달리 증거 인멸 행위가 없었다는 것이 밝혀지는 등 방어권이 침해됐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철강협회가 철강사의 목소리를 전혀 대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한제강이 성급한 결정을 내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철강업계는 고로사, 전기로, 제강사, 유통사 등 업(業)의 성격이 다양하기 때문에 한국철강협회가 모든 이슈에 적극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철강협회는 그 동안 미국의 한국 철강 제품 징벌적 관세, 오염물질 배출 조업정지 처분 등 굵직한 이슈에 성과를 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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