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꿈은 안녕하십니까]'자영업자 외부충격 취약…태생적 한계'

'골목의 전쟁' 저자 김영준 경제·경영 칼럼니스트

착한임대인·재난 지원금 미흡
고부가서비스로 경쟁력 향상
일자리 아닌 사업적 접근 필요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우리나라 자영업은 이미 외부 충격에 취약한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국내 자영업 시장의 한계와 해법을 제시한 베스트셀러 ‘골목의 전쟁’ 저자 김영준 경제·경영 칼럼니스트는 소상공인들이 직면한 현재의 어려움은 사실상 ‘예견된’ 상황이라고 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그 시기를 더 앞당기고 보다 극한으로 만들었지만, 경쟁력의 부재 앞에서 언젠간 나타났을 현상이라는 진단이다.

김 칼럼니스트는 지난 8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의 충격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것은 규모의 경제"라면서 "한국의 자영업은 소기업 형태와 저부가가치 서비스에 몰려있다"고 지적했다. 매출이 적고, 이익률도 낮은 사업주들에게는 단순 불황을 넘어선 세계적인 코로나19 충격이 생존을 위협하는 타격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특히 입지에만 기대 ‘장사’를 하려는 자영업자들의 낮은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칼럼니스트는 "최저임금은 지난해 상승세가 둔화되었고, 사람을 덜 고용하는 방식으로 대처를 해나가고 있다. 임대료도 최근 3년 동안 공실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전체 평균으로는 계속 하락하며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었다"면서 "현 상황을 대처하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 자영업자는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경쟁력 향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처럼 입지가 임점 가게의 매출을 절대적으로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입점 자영업자와 비즈니스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시장 균형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현재 자영업자들을 위한 정부의 대처에 대해서는 "비일상적 위기 속에서 일상적인 불황에 사용하던 대책"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실제 참여율이 1%에 그친 ‘착한 임대인’ 운동이나 업종 별로 피해 규모를 무시한 일률적 재난지원금도 대표적이다. 그는 "영업제한 피해에 따른 집중적 보상과 현금지원이 필요하다"라며 "이미 11개월을 보내며 인내심의 한계에 이르렀기에 논의가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코로나19 이후 자영업 시장에 대해 그는 시각의 전환을 촉구했다. 생업을 유지하기 위한 일자리가 아닌 ‘사업’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많은 자영업자들이 시장이 요구하는 평균적인 수준의 서비스에 미달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겨우 가게를 꾸려 나가는 정도에 그치기 일쑤"라고 진단했다.

이어 "선진국들은 자영업의 비중이 꾸준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우리나라도 그 단계를 밞아가고 있다"라며 "앞으로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조조정과 퇴출이 빨라질 것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 마련도 강조했다. 그는 "자영업자들이 임금직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정부가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라며 "이것이 건강한 자영업 시장 유지의 필수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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