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스튜디오, 보유 자산보다 비싼 건물 매입 이유는

[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코스닥 상장사 버킷스튜디오가 730억원 규모의 서울 강남 일대 건물을 매입한다. 이는 회사 전체 자산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버킷스튜디오는 전날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지상 11층 건물을 730억원에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이날 계약금 73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했고 오는 2월26일까지 잔금 657억원을 납입해야 한다.

회사 측은 “신규 사업추진 및 장기 성장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공간 확보와 관계사 통합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부동산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버킷스튜디오는 이번 부동산 매입에 자산 총액보다 큰 규모의 자금을 지출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버킷스튜디오의 자산 총액은 528억원이다. 건물매입 비용은 자산총액의 138% 수준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버킷스튜디오가 잔금 납입일까지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버킷스튜디오의 현금 보유액은 9억원이다.

버킷스튜디오는 문자천국, 문자조아 등 문자발송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전체 매출액의 63%가 문자서비스에서 나온다. 이외 영상 콘텐츠 유통업과 저작권보호, 극장 상영 및 매점사업 등도 영위한다.

지난해 3분기 말 누적 기준 매출액 137억원, 영업이익 1억5000만원, 순손실 14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 원인은 관계기업 손실이 34억원가량 반영됐기 때문이다. 관계사로는 비티원(현 인바이오젠)이 있다. 버킷스튜디오는 2018년에도 99억원을, 2019년에도 3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실적으로 돈을 벌어 부동산 매입 잔금을 마련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번 부동산 매입 계약금 73억원도 지난달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 중 일부를 활용해 납입했다. 지난달 4일 버킷스튜디오는 신규사업 투자를 목적으로 2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또 오는 1월 말 100억원 규모의 제 3자배정 유상증자도 진행할 계획이다.

증자가 성공하더라도 가용현금은 23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건물 매입 잔금 납입일까지 약 두 달 동안 427억원을 더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 만약 추가로 CB발행과 증자를 진행한다면 잠재물량이 부담될 수 있다. 이미 이번 CB 발행으로 버킷스튜디오의 잠재 주식 수는 현재 주식총수 대비 40% 이상이다.

이에 버킷스튜디오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이라 차입금으로 조달하거나 계열사 자금을 동원하는 등의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잔금 납입일까지는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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