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김도윤 '한겨울 슬립입고 주택가 질주, 사람들 몰려 민망했다'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배우 김도윤이 한겨울에 여성 슬립을 입고 촬영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김도윤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럭키몬스터'(감독 봉준영)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럭키 몬스터'는 빚더미 쭈구리 인생을 사는 도맹수(김도윤)가 의문의 환청 럭키 몬스터(박성준)의 시그널로 로또 1등에 당첨된 후, 위장이혼 뒤 사라진 아내 성리아(장진희)를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벼락부자 폭주극.

김도윤은 극 중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도맹수 캐릭터로 분해 사채에 쫓기는 짠 내 나는 극한 감정과 로또 1등에 당첨된 후 실종된 아내를 찾는 과정을 통해 개성 넘치는 연기를 선보인다.

이날 김도윤은 “저도 소시민이고 누구나 다 돈의 압박을 하고 살아가지 않나.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며 “관객이 인물에게 얼마나 공감하고 이입되느냐는 점에서는 감독님과 의도적으로 몰입하지 말도록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만성 두통을 앓고 있는 배역은 어머니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다. 김도윤은 “많은 케이스를 찾아보던 중 만성 두통에 시달리시던 어머니가 떠올랐다. 머리를 붙잡고 아파하실 때의 모습과 호흡 등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극한의 감정을 오간 배역에 대해 김도윤은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어떤 심리 상태인지는 알겠고, 선택에도 공감한다. 특정 상황에 의해 괴물이 탄생하는 모습, 환상 등을 보여줬다고 바라봤다”고 전했다.

김도윤은 “대단한 삶의 철학을 지닌 영화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감독님과 재미있는 장르 영화를 만들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물론 영화에 감독님이 제시한 주제가 녹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맹수는 복권으로 인해 다양한 일과 마주하게 된다. 김도윤은 “복권을 지나가면서 한 번씩 사기는 하는데 잘 안 되더라”며 웃었다.

가장 힘든 촬영을 묻자 김도윤은 극 중 아내의 슬립을 입고 도심 주택가를 달리는 장면을 꼽았다. 그는 “2019년 1월 한 달간 촬영했다. 추운 겨울이었는데 도심 주택가를 슬립 차림으로 달리는 연기가 쉽지 않더라. 규모가 큰 영화가 아니라서 통제하고 찍을 수 없다 보니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지나가는 취객도 제게 한마디하고 가더라”며 웃었다.

김도윤은 “카메라도 따라 뛰어야 했는데 감독님은 뒤로 달려야 해서 촬영이 쉽지 않았다. 여러 번 촬영하게 됐다”며 “사람들이 ‘뭐 찍는 거예요’라고 물었다. 다시는 슬립을 입고 싶지 않다”며 연신 웃음을 보였다.

‘럭키몬스터’는 12월 3일 개봉.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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