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 눈이 그치면서 빙하도 줄었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최근 10여년 간 줄어든 남극 빙하의 30% 정도는 눈이 내리지 않은 결과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바다가 따뜻해지면서 빙하가 녹은 것이 가장 큰 문제지만 강설량의 감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극지연구소는 24일 서울대학교, 미국 텍사스대학 등과 공동 연구한 결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최근 실렸다.

없어진 남극 빙하의 30%, 강설량이 줄면서 사라졌다

연구팀은 중력관측위성 GRACE에서 받은 자료와 남극 대기 관측 결과를 종합해 남극 빙하의 양을 변화시키는 변수에 대해 분석했다. 이 결과, 남극 빙하의 양이 변동하는 것은 눈이 내려 쌓이는 양과 빙하가 바다로 빠져 나가는 양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이 많이 내리거나 빙하의 이동이 멈추면 남극 얼음은 점점 두꺼워지지만, 내리는 눈의 양이 줄거나 빙하 이동이 빨라지면 남극 얼음은 점차 얇아진다.

남극빙하는 지난 25년 (1992~2017)간 매년 평균 1100억 톤이 사라졌다. 같은 기간 지구의 해수면은 약 7.6mm 올랐다. 사라지는 속도는 최근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07년 이후 남극빙하의 연평균 감소량은 1940억 톤으로 그 이전 470억 톤보다 4배 이상 빨랐다. 2007년을 기점으로 남극 빙하의 손실량이 연평균 1470억 톤(1940억~470억 톤) 늘어난 것이다.

남극 진동에 강설량 줄어

▲지난해 사전답사를 통해 K-루트사업단 연구원들이 빙저호 후보지에 도착했다.[사진제공=극지연구소, 기사와는 무관]

연구팀은 이 가운데 약 400억 톤은 새로 쌓이는 눈의 양이 줄어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강설량 감소의 원인으로 남극 진동이 강해진 점을 꼽았다. 남극 진동이 중위도에서 날아오는 수분의 유입을 막아서 눈이 충분히 생성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남극의 강설량은 남극 진동이 강할수록 줄어든다. 또 기온이 오르면 증가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남극 진동이 기온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쳐 강설량이 줄었고 이는 빙하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남극 진동은 남극 진동은 남극을 둘러싸는 기압대의 크기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현상으로 바람의 세기나 방향에 영향을 미친다.

이원상 극지연구소 빙하환경연구본부장은 "지구의 해수면 상승은 연안 침수 등 사회·경제적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해수면 상승과 직결된 남극 빙하의 움직임을 더욱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연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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