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가요' 핼러윈 축제, 코로나19 복병될까

오는 31일 핼러윈 앞두고 시민들 '불안'
일부 2·30대 "핼러윈 데이 맞이 모임·축제 계획중"
정부, 할로윈 데이 기간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적용

핼러윈 축제가 열린 지난해 10월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거리/사진=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친구들이랑 파티하려고요", "여자친구랑 코스튬 입기로 했어요."

오는 31일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시민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이날 축제를 즐긴다고 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다닥다닥 붙어 있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5월 황금연휴에는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가 확산한 바 있어 이른바 핼러윈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주요 지역의 유흥시설에 대한 방역 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시민들에게 모임을 자제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청년들은 이태원 주점에서 친구들과 함께 모임을 갖는다고 밝히는가 하면 일부는 파티룸, 숙박 시설을 예약해 핼러윈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생 A (23) 씨는 "핼러윈이 마침 중간고사가 끝난 뒤라서 여자친구와 함께 코스튬을 맞춰 입고 이태원에 가기로 했다"며 "어차피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이기도 하고, 지금도 클럽이나 주점은 정상영업하지 않나. 크게 걱정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직장인 B(31) 씨도 "친구들과 함께 10~20명 정도로 모임을 갖기로 하고 한두 달 전부터 파티룸을 예약해두었다"며 "마침 핼러윈이 주말이라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놀기로 했다"고 말했다.

B 씨는 "다 같이 클럽에 갈까 했었는데 그건 너무 위험할 것 같았다. 각자 좋아하는 인물이나 영화 캐릭터를 골라 의상도 준비하기로 했다"며 올해 내내 코로나19 때문에 다들 힘들었을 텐데, 연말도 다가오고 해서 다 같이 스트레스를 풀기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럽 등 고위험시설 관련 자료화면/사진=연합뉴스

이렇다 보니 올해 핼러윈 축제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고위험시설의 경우 밀폐된 공간에서 음식을 섭취하거나 밀접접촉이 쉽게 이뤄지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다.

지난 5월 연휴 기간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확산한 만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당시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은 7차 감염까지 이어져 277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핼러윈데이 기간 모임을 금지해달라는 취지의 청원이 게시되기도 했다.

26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핼러윈데이 10월 31일 클럽 및 유흥시설 단속해주세요', '이태원 핼러윈 파티 금지시켜야 합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그동안 연휴와 큰 행사에 제한을 두고 방역 조치를 취한만큼 핼러윈데이 기간 클럽과 유흥시설의 파티를 제지해주시길 바란다"며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다시 생겨날까 두렵다. 방역 조치를 잘하고 있는 국민들이 피해 보지 않게 당부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핼러윈 기간 동안 고위험시설 등에 대한 방역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과 인천, 부산 등 주요 지역의 유흥시설을 대상으로 방역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출입명부 작성 ▲ 마스크 착용 ▲ 거리두기 등 핵심 방역수칙을 한 번이라도 어긴 업소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해 즉시 집합금지나 고발 조처를 할 방침이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은 이날 "코로나19로 오랫동안 보지 못한 사람들과 모임을 갖고 갑갑한 기분을 풀고자 하는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5월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며 "핼러윈 데이 때 밀폐된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여 밀접한 접촉이 발생하는 모임을 자제해달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고위험시설 방문을 피하고 개인 방역 수칙을 준수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19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3밀'(밀집·밀접·밀폐) 환경인지를 판단한 뒤 꼭 참석해야 하는 게 아니라면 위험 장소를 피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는)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감소세는 아니다. 여전히 요양병원 등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단계로 낮춘 뒤 클럽이나 주점, 야외에 사람들이 모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환기가 안 되거나 밀접접촉을 하는 고위험장소를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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