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기업규제, 자고나면 8건

전경련 최근 3년 분석…역대 정부 중 최대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최근 3년 동안 정부와 국회에서 새롭게 만들어지거나 강화된 규제가 총 8600개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2800여개, 하루 8개가량의 규제가 신설ㆍ강화됐다.

2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정부 입법으로 신설ㆍ강화된 규제는 3151건이었다. 같은 기간 의원 발의로 신설ㆍ강화된 규제는 5469건으로 양쪽을 합치면 8620건에 달했다.

연평균 2873개, 하루 7.9개꼴로 규제가 신설ㆍ강화된 셈이다. 이는 지난 3년간 규제개혁위원회에 신고된 법안으로, 역대 정부나 국회와 비교했을 때 최대 수준이다.

하루 8건 정도의 규제가 신설되지만 대부분이 중요도가 떨어지는 규제라는 점도 문제다. 규제개혁위에 공개된 정부 입법 규제 3151건 중 신설 규제의 97.5%, 강화 규제의 95.2%는 예비심사에서 비중요 규제로 분류돼 규제개혁위의 본심사를 받지 않고 통과됐다.

정부가 규제를 신설ㆍ강화하려면 규제개혁위의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비중요 규제로 분류되면 심사가 필요 없다. 행정규제기본법에 따르면 중요 규제에는 규제를 받는 집단과 국민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연간 100억원 이상이거나 규제를 받는 사람 수가 연간 100만명 이상이거나 국제 기준에 비춰 규제 정도가 과도하거나 불합리한 규제 등이 해당한다.

기업들의 부담이 큰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법(화평법),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제한하는 금융업 감독 규정 등이 최근 정부가 입법한 대표적인 중요 규제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규제는 극소수이고 95% 이상이 사소한 규제로 정부가 불필요한 규제를 남발해 기업의 경쟁력을 해치고 신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국경 없는 글로벌 경쟁시대에 해외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우리기업의 규제부담이 다른 나라 기업보다 낮거나 최소한 동등해야 하는데 한국은 거꾸로 가고 있다"며 "그간 불합리한 규제로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는 개방형 병원, 외국학교 유치, 복합 레저시설 등이 모두 안 됐고 우리가 먼저 시작한 동북아 금융허브ㆍ물류허브도 뒤늦게 출발한 상하이, 싱가포르에 다 뺏겼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