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인종·성적지향 관련 혐오표현 인식 민감도 약해'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온라인 상에서 인종·성적지향·연령층 등을 소재로 한 혐오표현 인식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카카오·한국언론법학회는 온라인 혐오표현에 대한 시민 인식 공동연구 중간성과를 발표했다.

이승선 충남대 교수와 최진호 한양대 박사는 시민 1000여명을 대상으로 혐오표현에 대한 판단, 노출 경험, 생산 경험 등을 설문 조사했다. 조사 결과 정치 성향, 출신 지역, 성별, 장애를 비하하는 온라인 혐오표현에 대한 인식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역시 흑인이 운동을 잘한다', '동성애로부터 우리 아이를 지켜야 한다', '요즘 것들 교복 입고 모여 있으면 무섭다' 등 인종, 성적지향, 특정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혐오표현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인종·민족·국적, 종교, 성적 지향, 특정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혐오표현 인지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조사를 진행한 최진호 한양대학교 컴퓨테이셔널 사회과학 연구센터 연구원은 "온라인 혐오표현은 편견에 기반한 고정관념을 확산시키는 차별적 표현이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익명성, 개방성, 전파성, 쌍방향성 등의 이유로 물질적·정신적 피해가 훨씬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성별, 연령대, 교육수준에 따라서도 혐오표현에 대한 민감도는 차이를 보였다.

성별에 따라 비교하면 남성이 여성보다 약 3.7배 많이 생산하는 것으로 조사돼 차이가 두드러졌다. 혐오표현을 생산하는 이유로는 '실제로 그렇게 생각해서'가 응답 중 27.5%로 가장 많았고 '상대방이 먼저 내가 속한 집단을 비난하는 내용을 올려서'(21.1%)가 그 뒤를 이었다. 조사대상자들은 장애인, 여성, 성 소수자, 노인 등이 혐오표현에 취약한 피해자라고 인식했다.

인권위는 "온라인 혐오표현 근절의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주체가 노력하고 있지만 온라인 혐오표현의 개념이 무엇이며 혐오표현에 대한 일반 시민의 인식은 어떠한지, 전문가들의 인식과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등에 대한 사회적·학술적 논의가 아직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번 조사의 의의를 설명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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