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데이에 방전된 국내 관련株…'결정적 한 방' 부족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테슬라 배터리데이에서 배터리 원가 하락 등의 내용이 나오며 전기차로의 빠른 전환을 시사했으나 국내 배터리주는 크게 힘을 받지 못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연례 주주총회 후 열린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향후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목표와 방향을 밝혔다. 핵심 내용 가운데 하나는 공정혁신에 따른 배터리 원가 절감이었다. 목표는 셀 디자인 개선, 셀 공장 개선, 양극재 및 공정 개선, 배터리 공정 통합 등을 통해 3년 내로 배터리 원가를 56% 낮추는 것이다. 이 계획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2만5000달러(약 3000만원) 전기차 생산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어 전기차 전환이 빨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기술, 혁신, 자금력으로 배터리 원가 하락 주도해 전기차 전환이 빨라질 전망"이라며 "배터리 산업의 특성상 양산 기술이 중요한데 테슬라도 건식 전극 공정에서 수율 개선의 어려움을 언급했기 때문에 선발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머스크 CEO는 전일 이미 'LG화학, 파나소닉, CATL 등 파트너사들의 배터리를 더 살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

다만 '결정적 한 방'이 없다는 사실에 시장은 배터리주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테슬라 종가는 정규시장에서 21일 449.39달러였으나 배터리데이가 열린 22일에는 424.23달러로 마감했다. 배터리데이 이후 장외에서는 400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모습은 국내 배터리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23일 오전 10시 기준 LG화학 주가는 전장 대비 4.23%(2만7000원) 하락한 61만2000원을 기록했다. 삼성SDI(-4.03%), SK이노베이션(-1.99%)은 물론 2차전지 소재주인 에코프로비엠(-5.25%), 천보(-4.64%) 등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름은 배터리데이였지만 수혜를 본 건 오히려 자율주행 관련주들이었다. 머스크 CEO가 한 달 내 완전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겠다고 언급하면서 모트렉스(14.79%), 라닉스(7.89%) 등이 상승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데이에서 기술적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을 위협할 내용은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며 "테슬라의 장기 비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으나, 단기적으로는 국내 업체들에게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던 이벤트의 소멸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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