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 돋보기] 소장욕을 자극하는 하몽세라노

진열대앞을 서성이게 하는, 요리보고 조리보고 들었다 놓았다는 반복하게 하는, 소장욕을 자극하는 아이템이 있다.

하몽세트이다. 하몽덩어리와 하몽폴더, 나이이프가 함께 있어 결국은 하나 사고 말았다.

하몽은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건조시켜 만든 생햄으로 스페인 전통음식중에 하나이다. 하몽은 크게 하몽이베리코와 하몽 세라노로 구분하고 돼지 품종과 사육조건에 따라 다시 세분되기도 한다. 하몽은 1000년경 돼지가 스페인으로 수입되면서 냉장시설이 없던 당시에 장기간 보관하고 먹기 위한 저장법으로 만들어진 요리로 따로 익히지 않고 생으로 먹을 수 있으며 주로 과일에 곁들이거나 치즈와 함께 술안주로 이용된다. 짠맛이 강해 달콤한 와인이나 농도가 진하고 묵직한 와인과도 잘 어울린다.

오래전 처음 하몽을 맛본 경험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메론 위에 조신히 올려져 있는 하몽을 보는 순간 어찌 먹어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불고기를 재울 때 사과나 배를 갈아는 넣어 보았어도 불고기를 사과에 올려 먹어 본적은 없으니 햄을 메론에 올려 먹는 것은 다소 충격적이었지만 어색함을 내색 하기 어려운 자리였다. 그렇게 맛본 하몽과 메론은 의외로 잘 어울렸고 생각해보면 단짠단짠 원조의 맛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몽은 1년 이상의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돼지 뒷다리를 천연 바다소금에 파묻어 하루동안 염장해 두었다가 세척한후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여 90일가량 보관한후 서서히 건조시키면 근육 사이사이에 지방이 골고루 퍼지며 최적의 맛과 향을 만들어낸다. 하몽을 만드는 전문가를 ‘마에스트로 하모네로’라고 하는데 이들의 손길에 따라 하몽의 맛이 결정된다고 한다.

하몽은 뼈가 제거된 1/2하몽인지라 뼈를 제거할 필요없이 폴더에 하몽을 비스듬히 잘 끼우고 칼로 얇게 썰어 주면 된다. 메론, 무화과등의 달콤한 과일에 곁들여 애프타이저로, 신선한 채소와 함께 샐러드로, 빵위에 올려 샌드위치로도 잘 어울린다. 자르다 보면 뜻대로 얇게 썰어지지 않아 부스러지기도 하니 부스러진 것들은 모아서 파스타나 볶음밥에 넣어서 먹는다. 매번 폴더에 세팅하기가 번거로워 얇게 썰어서 지퍼팩에 펴 넣어 냉장으로 일부, 냉동으로 보관 해 두었다가 활용한다. 나누어 먹고 이것 저것 요리해 먹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먹을 자신감이 있다면 하몽 세라노 세트에 도전해보자.

글ㆍ사진=이미경(요리연구가, 네츄르먼트 //blog.naver.com/pou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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