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주춤하자…자동차보험 손해율 90%로 급상승(종합)

코로나19 사태 6개월 'V'자 그려
지난달 평균 91.3%…올 최대폭 ↑
야외활동 늘고 진료 정상화 '한숨'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안정기에 접어들었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최근 들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생활 속 거리두기로 야외활동이 늘어나고 그동안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병원 진료가 정상화되면서 나타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9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손해보험사 자보 손해율 평균은 91.3%(가마감 기준)로 전월 대비 4.6%포인트 급증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폭으로 90%대로 올라선 것은 5개월 만이다. 손보사들이 통상 적정 손해율로 관리하는 78~80%를 크게 넘어선 규모다.

지난 1월 93.2%에 달했던 자보 손해율은 보험료 인상 영향으로 한 달 만에 89.2%로 내려앉았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3월엔 84.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확진자가 감소하면서 방역 수칙이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된 4월과 5월에는 각각 88.6%, 87.9%로 상승 전환했다. 특히 일부 손보사들은 2분기 이후 손해율이 100%를 넘어서면서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더욱이 휴가철이 본격 시작되는 이달부터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폭이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손보사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막히면서 차량을 이용한 국내 여행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자동차 운행량이 늘어나면 사고율이 높아져 손해율도 덩달아 오르게 된다"고 우려했다.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자보 진료비 증가세도 부담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보 진료비는 전년 대비 12.0% 증가하면서 역대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한방진료비는 9569억원에 달했다. 전년보다 34.0%나 증가한 수치다. 의과진료비가 2018년 1조2541억원에서 지난해 1조2496억원으로 감소한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일부 한방병원이 '교통사고 전문병원'으로 홍보하면서 타박상 등 경상 환자 유치에 열을 올린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는 올해도 한방진료비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보험료 상승의 주범인 한방진료비에 대한 세부 심사지침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보험료 인상 여부는 공론화되기에는 이르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손해율이 지난해와 비교해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올초에 보험료를 한 차례 올린 만큼 추가 인상은 아직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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