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적쌓기용?…공공주택 양 늘리는데 지방선 잇따라 입주자 미달

양산 신혼희망타운 753가구 모집에 15명 신청
수도권 경쟁률 높은 반면 지방선 입주자 미달
치적 쌓기 논란…"수요 있는 곳에 공급해야"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정부가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주택 공급을 늘리고 있지만 지방에서는 대규모 입주자 미달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무작정 공급량만 늘릴 것이 아니라 직주근접 등 수요자가 원하는 주택을 공급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지난달 초 경남 양산 사송 A-1블록 신혼희망타운 추가입주자 모집은 753가구에 단 15명만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이 아파트는 지난해 12월말 최초 입주자 모집에서 792가구 가운데 39가구만 계약이 체결됐던 단지다.

부산 기장 A2블록 신혼희망타운도 지난해 11월 최초 공급에서 486가구 중 101건만 계약이 체결된데 이어 최근 잔여물량 385가구 역시 신청이 44명에 불과해 또다시 미달사태를 빚었다. 이외에도 현재 대구 연경 S-1블록 공공분양주택, 경북 영천 문외 공공분양 주택 등이 잔여세대에 대한 추가 입주자를 모집 중이다.

수도권 일부지역에서도 공공주택은 미달이 발생하고 있다. 경기 화성 동탄2 A104블록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지난 5월 추가 입주자 모집에서 55㎡대는 282가구 모집에 454명이 몰려 완판됐지만, 46㎡는 65가구 중 11명만 지원해 분양을 마무리짓지 못했다.

이는 수도권 공공주택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중인 것과 비교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앞서 분양한 경기 하남 위례 신혼희망타운은 단지별 분양 청약률이 53대 1에 달했다. 서울 양원과 평택 고덕에 공급하는 신혼희망타운도 각각 21대 1, 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공공주택 경쟁률 격차가 극명한 셈이다.

지방 공공주택에서 미닰 사태가 잇따르는 이유는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요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방에서 잔여세대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입지적 요인이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와 LH는 잇따른 미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입주자 여건을 완화하거나 홍보를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량을 늘려 치적을 쌓는데만 집중하다보니 수요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공공주택 공급 자체는 서민주거안정에 도움이 되지만 정작 시장에선 다수가 외면받고 있어 정책적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에도 지방 68곳에서 총 1만8364가구의 입주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정부가 주택공급 계획을 수립할 때는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직주근접에 맞는 공공주택을 다수 공급해야 하는데 구체적인 계획과 입지를 검토하지 않고 공급만 하다보니 잔여세대가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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