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소환에 긴장감 고조…경영 차질 우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 측에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파기환송심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동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등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26일 검찰에 출석한 가운데 삼성 내부에서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최근 '뉴삼성'을 선언하며 보폭을 넓혀 가던 상황에서 자칫 경영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경영권 승계 의혹 건으로 검찰에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출석은 2017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구속돼 조사받은 이후 3년3개월 만이다.

경영권 승계 의혹 수사는 지난 1년6개월간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미래전략실과 삼성물산 등의 전·현직 고위 임직원들이 수차례 소환됐고, 이 부회장 소환으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변경이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진행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부회장 측은 검찰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변경은 바이오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힌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의 검찰 소환이 또 다른 사법리스크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국정농단 뇌물 혐의로 구속됐다가 2018년 2월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된 뒤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기소할 경우 이 부회장은 다시 법정에 설 수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와 관련된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과거 잘못과의 단절을 선언하고 새로운 삼성의 시작을 선언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건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다시는 경영권 승계 문제가 빚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정의선 현대차 수석 부회장을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논의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뚫고 중국 시안의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위기 선제 대응과 변화를 강조했다. 평택에 약 10조원을 투자해반도체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겠다는 투자 발표도 했다.

재계는 삼성이 미·중 무역 분쟁 확대에 따른 세계 반도체 시장의 혼란과 코로나19 이후 경영 환경에 있어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사법리스크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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