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의 車]20% 줄어든 해외판매, 4월이 더 두렵다

완성차 5개사 해외판매 전년 대비 20.9% ↓
"올해 글로벌 車 시장 8000만대 붕괴 우려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지난달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전체 해외 판매는 전년 대비 20% 넘게 빠지며 45만대 선이 붕괴됐다. 역대 3월 해외 판매 실적 기준으로는 2009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던 지난 2월 급감했던 내수 판매는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글로벌 셧다운'의 충격은 이제 시작 단계라는 평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국내 완성차 5곳(현대차ㆍ기아차ㆍ한국GMㆍ르노삼성ㆍ쌍용차)의 해외 판매량은 44만6801대로 지난해 3월보다 20.9%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만대 이상 감소했고, 르노삼성은 3088대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넘게 쪼그라들었다.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해외 판매가 1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달부터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데다 주요국의 완성차ㆍ부품 공장의 셧다운이 이어짐에 따라 본격적인 '판매 충격'은 4월부터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지난달 말 발표한 '코로나19의 세계 주요지역 자동차 수요에 대한 영향'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가 전년 대비 1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확산 직전 내놓은 전망치를 1000만대가량 줄여 7880만대로 예상했다.

글로벌 3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 미국 JD파워는 7월까지 미국 자동차 판매가 최대 280만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이후에도 코로나19 영향이 지속돼 미국과 유럽이 경기 침체에 빠질 경우 이들 국가의 올해 신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15%, 14%씩 급감할 수 있다는 잿빛 전망도 나온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도 등 개도국의 경우 코로나19의 여파가 지난달 중순 이후 본격화한 만큼 4월에는 감소 폭이 더 클 수 있다"며 "올해 전 세계 신차 판매가 9000만대 이하로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제는 코로나19가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연간 8000만대 선 붕괴 여부가 관건이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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