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 Book] 우리가 경계해야할 권력의 속성

파트릭 부셰롱 '마키아벨리(Machiavelli)'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영국의 한 추기경이 그의 글은 악마의 손가락이 쓴 것이라며 치를 떨었다. 추기경이 말한 그는 '군주론'의 저자 니콜로 마키아벨리(1469~1527)다.

'공포는 사랑보다 훨씬 유용한 도구다',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속임수는 더 큰 이익을 위해 가치가 있다' 등등 마키아벨리의 사상이 담긴 문장들은 그리 유쾌하지 않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번역·출간된 프랑스 역사학자 파트릭 부셰롱의 저서 '마키아벨리(Machiavelli)'에 달린 부제가 흥미롭다. '사람들에게 무엇을 두려워해야 할지 가르치는 기술(The Art of Teaching People What to Fear)'. 마키아벨리의 글은 통치자를 위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통치받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을까.

부셰롱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누구를 위해 쓰여졌는가에 따라 그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린다고 설명한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계몽기의 사상가 장 자크 루소(1712~1778)는 저서 '사회계약론'에서 '군주론'이 독재자를 위해 쓰여진 게 아니라 대중에게 그들이 두려워해야 하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 쓰여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부셰롱은 마키아벨리의 의도가 15장에 잘 드러나 있다고만 설명했다. 마키아벨리는 15장에서 "나의 의도는 안목있는 지식인들에게 유용한 글을 쓰는 것"이라고 썼다.

마키아벨리가 누구를 위해 썼든 우리가 경계하고 삼가야 할 권력의 속성만 정확히 파악하면 그만이다. 이는 마키아벨리라는 인물을 둘러싼 지속적인 논쟁에도 '군주론'이 끊임없이 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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