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에세이]저금리가 주택대출 수요 자극해

저금리로 주택담보대출 수요↑
한국은행 기준금리 1.25% 동결
올해도 저금리 기조 계속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저점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집값 잡기에 나서며 대출 수요를 옥죄고 있지만 저금리로 인해 수요자들의 대출 욕구는 좀처럼 줄지 않을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함에 따라 신한ㆍKB국민ㆍ우리ㆍ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은 지난 16일부터 적용되는 신(新) 잔액 기준 코픽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제히 전달보다 0.06%포인트 낮췄다. 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신한은행의 신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83∼4.49%, 국민은행은 2.85∼4.35%, 우리은행 2.89∼3.89%, 농협은행 2.63∼4.24%로 파악됐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금리도 0.03%포인트 떨어졌다. 신한은행은 2.86∼4.52%, 국민은행 2.81∼4.31%, 우리은행 3.00∼4.00%, 농협은행 2.74∼4.35%로 집계됐다.

금융채 6개월물을 기준으로 하는 KEB하나은행은 신 잔액 기준으로는 3.081∼4.381%,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는 3.341∼4.641%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적용한다.

하나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한 건 앞서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지난해 12월 코픽스가 하락한 영향이다.

코픽스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수신상품의 금리를 가중평균한 값이다. 은행에서 취급하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된다.

지난 15일 은행연합회는 지난해 12월 신 잔액 기준 코픽스는 1.49%,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60%로 전달보다 0.06%포인트, 0.03%포인트 내렸다고 발표했다.

하나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 모두에서 최저 2%대로 주택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기준 점이 높은 하나은행 조차도 최고 금리가 4.641%에 불과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은 수요자들의 대출 욕구를 자극한다. 은행에서 억대의 돈을 빌려 집을 사도 매달 내는 이자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53조6000억원으로 전년 보다 45조6000억원 늘었다. 연간 증가폭은 2016년 55조8000억원을 기록한 뒤 최대치다.

정부가 부동산을 잡겠다며 각종 대책을 내놨으나 집값 상승 전망과 저금리가 대출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17년 6·19부동산 대책을 내놨고 이어 8·2 대책, 2018년 9·13 대책, 지난해 12·16 대책 등 규제를 발표했다.

이 시기는 한은의 기준금리와 함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떨어지던 시기와 맞물린다. 한은은 2018년 11월 한 차례의 금리인상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간 동안 저금리 기조를 이어왔다. 한은은 지난 17일 연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올해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한은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해 60조7000억원 늘어난 888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당수 신용대출도 주택을 구입하는 데 쓰였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한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정부 정책이 들어맞으면 투기적 수요는 다소 줄고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수 있으나 아직은 요원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유지와 주택 수요 억제는 함께 하기 어려운 과제"라며 "실수요자들의 대출 수요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기에 주택 공급을 늘리면서 지금 당장 집을 사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를 줘야 한다"고 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