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 '온실가스' 열대를 달군다

왼쪽 그림은 현재 기후 조건에서의 해들리 순환 모식도다. 양옆의 고리는 열대에서 상승해 아열대에서 하강하는 공기를 나타낸다. 오른쪽 그림은 지구 온난화에 따라 열대 지역의 온도가 높아지는 그림이다. 아열대 지역의 온도가 높아지면 해들리 순환이 약화되고(점선), 열대 지역에서 구름 양이 감소하며, 차가운 해수의 용승이 감소하게 된다. 그 결과 열대 지역의 온도가 상승하게 된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지역에 따라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다르게 미치는 이유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기초과학연구원의 기후물리 연구단 소속 악셀 팀머만 단장 연구진은 아열대 지역에서 발생한 온실기체가 열대 지역 온도 상승을 부채질 한다는 연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열대 지역이 지구의 다른 지역보다 해수면 온도가 높은 이유를 밝혀냈다. 열대 해수면 온도 상승은 엘니뇨 현상 촉진을 비롯해 날씨와 강우를 불안정하게 만든다. 지난 50년간 전지구 평균 해수면온도가 0.55도 상승할 동안 동태평양을 제외한 열대지역 온도는 0.71도 상승했다.

아열대 온실가스 열대를 달군다

말테 스터커 하와이 대학교 조교수(왼쪽), 악셀 팀머만 기후물리 연구단 단장

연구팀은 열대 온도 상승 원인을 밝히기 위해 열대와 아열대에서 발생한 온실기체가 온도상승에 기여하는 정도를 분리해서 접근했다. 열대와 아열대 기후모형을 만들어,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발생했을 경우를 각각 실험하고 대기 및 해양순환 과정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아열대 지역 이산화탄소는 같은 양의 열대 지역 이산화탄소보다 열대 해수면 온도를 40% 더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아열대 지역이 온실기체 증가로 온도가 상승하면, 적도-아열대 간 온도차가 감소했다. 이는 해들리 순환을 약화시켰다. 이에 따라 무역풍과 용승 현상도 줄었고 열대 해수면 온도가 증가했다. 여기에 무역풍이 열대 지역으로 수송하던 수증기량도 감소했다. 열대 지역의 구름이 줄어들고 일사량은 증가해 열대 지역의 온도가 크게 올라가는 결과를 낳았다.

열대 지역은 해들리(hadley) 순환이라는 대규모 대기 순환을 통해 아열대 지역과 영향을 주고받는다. 먼저 열대 지역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수렴·상승해 남북으로 이동한다. 이 공기가 아열대에 하강하면서 상층부의 차가운 공기를 지표면으로 나른다. 이후 무역풍이 차가운 아열대 공기를 다시 열대 지역으로 수송한다. 이 과정에서 열대 바다 깊은 곳에 있던 차가운 해수를 위로 끌어올리는 용승이 일어난다.

지구 온난화 지역 불균형 연구 한 단계 발전

윤경숙 기후물리 연구단 연구위원(왼쪽부터), 정의석 기후물리 연구단 연구위원, 추정은 기후물리 연구단 연구위원

연구팀은 지구 온난화의 지역 불균형연구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고 평가했다. 교신저자인 말테 스터커 하와이대 조교수(前 IBS 연구위원)는 "기존 모형들은 전지구에 동일한 농도의 이산화탄소를 가정했었다"며 "서로 다른 지역들을 구분해 지구온난화가 어떤 식으로 상호작용하는지 이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공동저자인 악셀 팀머만 단장은 "이번 연구는 향후 아열대 지역인 중·남부 아시아, 미국 남부 등의 온실기체 감소가 열대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앞으로 온실기체 외에 대기 질이 미치는 영향을 추가로 연구해 이같은 상관관계를 보다 명확히 밝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에 14일 실렸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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