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죽이지 말라' 트럼프, 이란에 경고

정권교체원하지 않는다 언급에도 반정부 시위 지지
미·이란 갈등 재점화 가능성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정부를 향해 시위대를 죽이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를 내놓았다. 이란이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 후 벌어지고 있는 이란내 최고 지도층에 대한 불만 시위 진압시 미국이 대응에 나설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 역시 이란 시위를 지지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동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시위대를 죽이지말라"는 경고를 이란에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구를 대문자로 작성해 자신의 의중을 두드러지게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천 명이 당신들에 의해 죽거나 투옥됐으며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며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이 지켜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인터넷을 다시 켜고 기자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하라! 당신들의 위대한 이란 국민을 살해하는 것을 멈추라"고 말했다.

이는 이란내에서 불거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에 대한 이란 정부의 강경진압이 벌어질 경우 미국이 모종의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예고한 셈이다. 이는 미국의 솔레이마니 제거와 이란의 보복 공격에도 불구하고 대 이란 경제 제재 확대로 마무리되는 듯 했던 미·이란 갈등이 다시 확산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란과의 갈등이 고조되자 이란 정권교체를 원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이란의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건에 대해서는 입장이 달라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이란 내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그는 전날 트윗에서 "용감하고 오랫동안 견뎌온 이란 국민에게 고한다. 나는 나의 임기가 시작된 이래 당신들과 함께 서 있어왔으며 나의 행정부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며 "우리는 당신들의 시위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으며 당신들의 용기에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람어로 작성한 트윗을 통해 "이란 국민의 시위에 대해 현장에서 감시하고 보도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면서 "평화로운 시위자들에 대한 또 하나의 대학살이나 인터넷 폐쇄가 있어서는 안 된다.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란 정부가 미국에 대한 보복 공격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실수로 격추했다고 발표한 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대학생 수백명이 참가한 반정부 시위가 현지시간 12일까지 이틀째 벌어졌다.

CNN방송이 입수한 테헤란 소재 아미커버 대학교 앞 시위 현장 영상에서는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이란을 떠나라"는 외침이 들렸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별도로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도 이란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 이란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를 적극 옹호했다. 에스퍼 장관은 "미국은 이란 국민들 편에 서있다. 이란 국민들은 번영과 스스로의 삶을 살 자격을 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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