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산불 연일 확산…군용기·함정 급파해 이재민 구호 나서

▲호주왕실해군이 산불 구호 활동을 돕기 위해 급파한 함정 모습.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호주 남동부 지역에서 연일 산불이 확산되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이재민 대피와 구호품 보급을 위해 군용기와 군함, 군 헬기를 파견했다고 AP통신 등이 1일 보도했다.

최근 산불 피해가 극심한 호주 빅토리아주 비상당국은 호주방위군(ADF)이 2주간 보급 임무를 수행할 군함을 해안가 도시인 말라쿠타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빅토리아주의 해안도시인 말라쿠타에서는 약 4000여명의 주민과 관광객들이 고립돼 마을 대부분이 타고 있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해안에 경사로를 내릴 수 있는 군 상륙주정은 고립된 이재민들에게 전달할 식수와 음식을 싣고 시드니에서 출발했고, 군 헬기로 이들을 대피시킬 계획이라고 대런 체스터 호주 국방부 장관은 말했다.

현재 말라쿠타의 주요 도로는 대피로 몇 곳을 제외하고 화재 위험으로 모두 폐쇄된 상황이다.

체스터 장관은 "말라쿠타는 불길로 갈 수 있는 길이 모두 차단돼 접근하기가 어렵다"면서 "해군 군함이 생필품을 공급하고 여러 명을 한꺼번에 구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말라쿠타가 속한 빅토리아주를 비롯해 인근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는 최근 산불이 확산되며 피해규모도 커지고 있다. 현재 뉴사우스웨일스주와 빅토리아주 전역에서 200건 이상의화재가 발생하며 여러 도시들을 위협하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만 15명이 사망했고, 빅토리아주에서 1명이 사망했다. 집계돼지 않은 실종자까지 포함해 피해는 더 커질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주에 발생한 화재로 호주 전역에서는 이미 1300여 가구의 집이 소실됐다.

아직 산불이 번지지 않은 지역에서도 주민과 관광객들 모두 사재기에 나서면서 이미 많은 상점과 주유소들

주민과 관광객 모두 사재기에 나서면서 이미 많은 상점과 주유소에서는 물품이 바닥나기도 했다. 산불로 인해 전력공급도 끊겨 신용카드로는 계산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지난 10월 시작한 산불이 여전히 지속되면서 소실 면적은 이제 500만 헥타르(5만㎢)에 이른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화재 때 나는 연기로 1일 수도 캔버라의 대기질은 위험 수준보다 21배나 높은 세계 최악 수준으로 나타나 국민 건강을 위협한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캔버라는 두꺼운 연기로 뒤덮였으며 연기는 뉴질랜드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한편 정계에선 스콧 모리슨 총리의 보수 정권이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아서 역대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호주는 세계 최대 석탄 및 액화천연가스 수출국으로, 모리슨 총리는 석탄 산업을 옹호하고 있다.

호주 녹색당의 리처드 디 나테일 당대표는 이번 산불에 대한 책임을 조사하기 위한 왕립조사위원회 설치를 요구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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