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아무말 대잔치’…돋보인 이정미 6411초 토론

선거법과 관련 없는 ‘유시민’ ‘박근혜’ 언급
한국당이 신청한 필리버스터에 범여권 찬성 토론
이정미, 고(故) 노회찬 의원의 '6411번 버스' 인용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1차전이 약 50시간 만에 종료됐다. 여야는 25일에도 필리버스터로 하루 종일 공방을 주고받았다. 심지어 몇몇 의원들은 선거법과는 전혀 관련 없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을 언급하며 '아무말 대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필리버스터가 원래의 목적과는 다르게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필리버스터 도중 "어제 유 이사장이 '알릴레오'를 통해 검찰이 노무현재단 계좌를 봤다는 내용을 공개했다"며 "제가 직접 유 이사장과 통화를 했다. 유 이사장이 검찰이 계좌를 살펴본 것에 대해 나름대로 꽤 근거를 갖고 있다"고 발언을 했다.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은 "현 정권이 상대를 적폐로 보고 말살하려는 행태를 3년 내내 보이고 있다"며 "이쯤에서 박 전 대통령의 형 집행 정지를 해달라. (구속) 1000일이 된 여자 대통령에게 뭐 그렇게 증오로 복수해야겠느냐"고 말했다.

필리버스터의 내용만 문제가 된 것은 아니다. 선거법에 반대하는 한국당이 신청한 필리버스터에 민주당 등 범여권이 찬성 토론을 펼치는 진풍경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필리버스터는 국회에서 소수파 의원들이 다수파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의사진행을 고의로 방해하는 행위다. 2016년 민주당의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 당시에는 발언한 의원 38명 모두 야당 소속이었다.

결국 이번 필리버스터로 주목을 받은 것은 한국당이 아닌 정의당이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고(故) 노회찬 의원의 '6411번 버스' 연설을 언급하며 6411초 무제한 토론에 나섰다. 이 의원은 "6411번 버스라고 있다. 서울 구로구 가로수공원에서 출발해서 강남을 거쳐 개포동 주공2단지까지 2시간 정도 걸리는 노선버스"라며 "우리가 왜 선거법을 개정해야 하는지는 연설문에 고스란히 담긴 노회찬 정신 속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의 이 같은 필리버스터는 민경욱 한국당 의원의 '투명인간' 발언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민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 의사진행발언에서 "이른바 4+1(민주당ㆍ바른미래당ㆍ정의당ㆍ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라는 실체도 법적 근거도, 근본도 없는 집단 때문에 국민들의 선택으로 이 자리에 서 있는 제1야당은 투명인간 취급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누가 누구에게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고 있나. 지금 한국당 의석 108석이고 제1야당이다. 집권을 10년 동안 했던 정당"이라며 "그 정당이 나머지 200여명의 국회의원들을 모조리 무력화시키고 지난 1년 동안 17번의 국회 보이콧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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