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커버링·윈도드레싱' 계절…투자에 활용해 볼까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연말 결산을 앞두고 대차잔액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공매도를 위해 빌린(대차) 주식을 배당 등을 노리고 되사서 갚는 이른바 '쇼트커버링'이 늘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연말 투자 전략으로 쇼트커버링 수혜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기관투자가들이 결산기에 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매하는 '윈도드레싱' 효과도 활용할 만하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주식 대차잔액은 64조6446억원으로 한 달 전(70조741억원) 대비 7.7%(5조4295억원) 감소했다. 대차잔액이란 외국인이나 기관투자가가 앞으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공매도하기 위해 금융투자회사에서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물량이다. 증권가에서는 대차잔액이 줄어드는 현상을 공매도 수요가 줄고 그만큼 쇼트커버링이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이런 추세는 통상 연말로 갈수록 더 강해진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연말 배당금과 이자를 대여자에게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 부담이 작은 배당락일(12월27일) 전에 주식을 상환하려고 한다. 주식 대여자도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 주주명부 폐쇄가 이뤄지는 12월 중순 이전에 주식을 돌려받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의 결산이 집중돼 있는 연말에 쇼트커버링 수요가 생긴다. 2017년에는 12월 한 달간 대차잔액이 13.1% 감소했고, 작년에도 8.8% 줄었다.

쇼트커버링이 기대되는 종목은 공매도가 집중됐지만 주가가 오히려 상승해 공매도 투자자가 손실을 보고 있는 종목들이다. 빨리 되갚아야 손실이 작아지기 때문에 공매도 상환을 위한 단기적 수요가 몰리는 것이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공매도 이후 주가 급등으로 손실 영역에 들어선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군과 공매도 이후 주가 급락으로 수익 구간에 진입한 기업군이 해당된다"며 "우선 순위로 보면 손실기업군, 수익기업군 순"이라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에쓰오일을 비롯해 영원무역, 휠라코리아, 현대글로비스, 대우건설, 만도, 포스코ICT 등이 수급선회 가능성 높은 대안으로 꼽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가가 쇼트커버링 효과만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적과 배당 등 증시 펀더멘털(기초체력) 요인을 같이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전망이 좋고 기관투자가의 관심이 높은 종목이 공매도로 하락했다면 시장 변동성이 줄어들 때 쇼트커버링 움직임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12월은 기관투자가들의 윈도드레싱 시기이기도 하다. 윈도드레싱은 결산기를 앞둔 기관이 펀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보유 종목 종가를 관리하는 것이다. 보통 특정 종목을 집중 매수해 가격을 끌어올린다. 기관들이 12월에 윈도드레싱에 나서면서 코스피시장에서 2011년 이후 매년 12월 순매수를 기록했다. 2011년, 2013년, 2015년 12월에는 기관들이 약 3조원어치씩을 순매수하면서 돈보따리를 풀었다. 작년 12월에 1조1700억원을 순매수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전날까지 7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고 있다.

윈도드레싱 타깃은 자산운용사가 사들인 대형주 가운데 주가가 부진했던 종목들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나금투는 4분기 주가 낙폭과 연말 배당수익률 등을 고려했을 때 코스피에서는 효성, 기업은행, 롯데케미칼, KT&G 등을, 코스닥에서는 GS홈쇼핑, 코엔텍, 한양이엔지, 유진기업, 에스에프에이 등을 눈여겨볼 종목으로 추천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주식형펀드 상당수가 시장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윈도드레싱으로 결산 수익률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전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자본시장부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