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디지털 체질' 바꾸기 한창

JB금융지주 디지털본부 신설·전문가 영입
DGB대구銀·BNK경남銀도 모바일 앱 개편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지방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가계대출 연체율 상승과 제조업 경기 침체로 위기론이 높아진 지방은행들이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어 생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전략이 될 수 있어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을 계열사로 둔 JB금융지주는 전날 디지털본부를 신설하고, 금융권 디지털 전문가 박종춘 상무를 총괄 책임자로 선임했다. JB금융 관계자는 “지주 디지털부를 디지털본부로 격상시키고 향후 계열 은행과의 협업을 위해 인재를 영입했다”고 전했다.

박 상무는 1994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뒤 2012년 한화생명으로 자리를 옮겨 핀테크팀장, 블록체인팀장, 신사업팀장을 맡으며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핀테크와 디지털 기반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박 상무는 “금융시장은 상품과 서비스가 아닌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두고 경쟁하는 시대”라며 “디지털화를 위한 대내외 협력을 통해서 빅데이터,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구축 등 핵심 역량을 구축하는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다른 지방은행들도 모바일로의 체질 바꾸기에 한창이다. DGB대구은행은 ‘디지털ㆍ글로벌 뱅킹 그룹(DGB)’을 목표로 지난 9월 모바일 서비스 IM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을 전면 개편했다. 새로 선보인 IM숍은 자산관리, 결제 등 금융뿐 아니라 부동산, 의료 등 생활 정보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코딩 교육도 실시하기로 했다. 코딩은 모바일 앱 개발과 운용에 필수적인 프로그램이다.

BNK경남은행은 내년 초 인공지능(AI) 기반의 모바일뱅킹 앱 출시를 목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로봇이 알아서 자산관리를 해주는 비대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BNK부산은행도 내년에 은행, 보험, 카드 등을 아우르는 ‘금융비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앱을 개편 중이다. 최근 데이터 플랫폼 관리, 챗봇 운영, 모바일뱅킹 기획 분야 경력직을 잇따라 채용했다.

지방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에 온 힘을 쏟는 건 생존을 걱정해서다. 지방 거점 영업은 한계에 다다랐고, 당장 디지털로의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면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지방은행들의 디지털 전환은 한참 뒤쳐졌다. 이들 지방은행의 모바일 앱 가입자 수는 평균 100만명 남짓인데 1000만 고객을 확보한 카카오뱅크의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수익성 악화로도 이어졌다. 부산ㆍ경남ㆍ대구ㆍ전북ㆍ광주 5개 지방은행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99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527억원)보다 5.9% 감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1개 앱에서 모든 은행 계좌를 이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으로 인해 지방은행이 피해를 본다는 우려가 있다”며 “기존 은행뿐 아니라 핀테크사까지 은행 고유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어 갈수록 지방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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