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체감경기 한파주의보'…GDP물가 20년만에 최저

"디플레이션 먹구름"

GDP물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1년 내내 마이너스

저성장ㆍ저물가 고착화 우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은 떨어지고 체감 경기는 빠르게 식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물가수준을 보여주는 GDP디플레이터 등락률이 1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에 대해 한국은행이 내린 진단이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전체 GDP디플레이터 등락률(-1.6%)이 20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지표인데 이 값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가계ㆍ기업ㆍ정부 등 경제 주체들이 계속 움츠려 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GDP디플레이터는 내수ㆍ수출ㆍ수입 디플레이터로 구성된다. 내수 부진 속에 수출 가격까지 크게 떨어졌다. 내수 등락률은 1.0%로, 2016년 2분기 0.8%이후 최저치였다. 반도체와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크게 떨어지며 수출 등락률 -6.7%를 기록해 2016년 3분기 -10.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수입 등락률은 -0.1%로 소폭 마이너스에 그쳤다.

이처럼 수입 가격보다 수출 가격이 훨씬 많이 떨어지면 기업들의 교역조건은 악화되고 국내 기업들은 채산성에 타격을 입는다. 한은이 집계한 우리나라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한 것만 봐도 알수 있다. 지난해 2분기 7.71%에서 올해 2분기 5.22%까지 떨어졌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 부장은 "수출 가격 하락폭이 워낙 커서 제조업체들이 사정이 크게 나빠졌다"며 "최근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대기업들의 영업실적이 떨어진 것만 봐도 알수 있다"고 밝혔다. 내수 역시 걱정거리다. 그는 "내수 디플레이터가 1%로 하락한 것은 소비자물가 하락과 환율 때문"이라며 "내수도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GDP디플레이터가 4분기 연속 마이너스가 나왔다는 건 우리나라 경제가 디플레이션 위기에 처했다는 근거"라며 "다만 우리나라 수출 의존도가 높아 해외 수요 요인에 의해 수출 물가가 떨어진 탓이 크다는 점에서 세계 경제 상황을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이 이날 3분기 우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가 전분기 대비 0.4%를 기록해 10월24일 발표한 속보치와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성장기여도를 보면 내수가 크게 부진했다. 내수는 -1.0%포인트, 순수출은 1.4%포인트를 기록했다. 내수 중에서도 투자가 크게 부진했는데 특히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가 -0.9%포인트로 전기 0.2%포인트 대비 크게 악화됐다. 주체별로 보면 민간과 정부가 각각 0.2%포인트를 기록했다. 민간의 경우 2분기 -0.2%포인트에서 개선됐지만 정부는 1.2%포인트에서 대폭 떨어졌다.

한편 3분기 총저축률(총저축을 국민총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값) 등락률은 35%로 2분기(34.6%)보다 늘어났다. 소득 증가율보다 지출 증가율이 느렸기 때문이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에서 총자본형성이 차지하는 비율인 국내총투자율은 30.4%로 2분기 (31.9%)보다 감소했다. 건설투자(-4.1%)가 줄어든 탓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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