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건설투자도 '흐림'…성장률 달성 경고등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내년 건설경기가 올해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건설투자의 선행지표인 건축허가면적이 6년 만의 최저치로 추락한 영향이 크다. 건설경기 악화는 국내 경제 성장률에도 직격탄을 줄 수밖에 없어 벌써 한국은행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 2.3% 달성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국토교통부ㆍ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건축허가면적은 1~3분기(1~9월) 누적 1억329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 감소했다. 주거용ㆍ비주거용이 모두 부진하며 2013년(8839만㎡) 이후 6년 만의 최저치를 나타냈다. 건축허가면적은 향후 건설경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선행지표다. 지난해부터 각종 주택 규제 등으로 주택을 중심으로 건설 투자 시장이 위축되면서 허가 면적이 쪼그라든 것으로 해석된다.

건축 허가 물량 감소는 향후 건설투자로 이어지는 물량 감소로 연결될 수밖에 없어 내년 건설경기 부진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주요 원인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지방시장이다. 주거용 건축허가면적의 경우 수도권은 연립주택 수요 등으로 양호했으나 지방이 전년동기대비 41.9% 하락하는 등 크게 부진했다. 또 다른 선행지표인 건축착공면적 역시 전년동기대비 11.3% 감소한 8119만㎡로 5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건산연은 건설 경기 침체 상황이 내년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건설투자 순환변동치는 2017년 중반에 정점을 기록한 이후 빠르게 하락, 2018년 하반기 이후 기준선 아래인 불황국면으로 진입한 상태다.

문제는 내년 건설경기의 하방 압력이 가뜩이나 수출 부진 등으로 흔들리는 한국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미 건설 투자의 성장 기여도는 지난해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내년은 더 비상이다. 한은이 예상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3%로, 올해 전망치(2.0%)보다 0.3%포인트 높다. 이는 올해 -4.3%로 크게 부진했던 건설투자가 내년엔 -2.3%로 다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 등이 반영돼 도출됐다. 비록 3개월 전 예상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 2.5%보다는 낮아졌지만, 분명 '내년은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란 메시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선행지표로 본 내년 건설투자는 올해보다 더 부진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내년 성장률도 달성하기 힘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산연은 최근 정부가 건설투자에 힘을 쏟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며 효과가 나타나려면 내년을 넘어 2021년은 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홍일 건산연 연구위원은 "최근 정부가 생활SOC, 도시재생,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계획수립, 설계 등 착공까지 절차를 고려하면 건설투자엔 2021~2022년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건설 시장에서 공공 부문 비중은 약 30%에 불과하다"며 "공공 부문 활성화가 주택을 중심으로 한 민간 건설경기의 빠른 하락세를 반전시키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결국 정부가 발표한 건설투자 활성화 대책, 3기 신도시 조성이 본격적인 건설투자로 이어지는 2020년대 초중반까지 건설경기는 침체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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