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더스' 3주만에 4兆 빼간 外人…요인과 전망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팔자' 행진이 이어지면서 최근 3주간 누적 순매도 금액이 4조원에 이르렀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 요인으로 지목됐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변경 이벤트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자금 이탈이 지속되자 미·중 무역분쟁이 증시 불안을 고조시키는 요인으로 재부각되고 있는 양상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지난달 7일부터 29일까지 17거래일 연속 순매도 했다. 이 기간 순매도 금액은 3조942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12월2일 이후 4년 만에 최장 기록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2015년 12월2일부터 2016년 1월5일까지 2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으며 이 기간 총 3조7055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 치웠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달 26일 하루에만 코스피에서 857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는 2013년 6월13일(9551억원) 이후 6년5개월 만의 최대치다.

지난달 7일부터 29일까지 외국인 순매도 상위 1, 2위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각각 1조4415억원, 3737억원을 팔아치웠다. 이어 셀트리온(2375억원), KT&G(1639억원), 현대차(1564억원), 삼성전자우(1495억원), SK이노베이션(1046억원), 네이버(973억원), 한국전력(715억원), LG화학(674억원) 등의 순으로 순매도했다.

전달 외국인의 매도세는 MSCI 리밸런싱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매도세는 MSCI 리밸런싱 영향이 전부는 아니지만 가장 큰 요인"이라며 "MSCI 신흥국지수에서 중국 A주의 반영 비중이 높아지고 반대로 한국 비중은 감소하게 되면서 MSCI 지수를 따르는 패시브펀드가 국내증시에서 자금을 빼면서 매도세가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협상 난항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외국의 자금 이탈은 지속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불안 심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인권법에 서명함으로써 재부각됐다. 미국과 중국간 정치적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은 양국의 정치적 갈등 자체보다는 홍콩을 둘러싼 갈등이 무역협상 무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자산 가격에 반영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양국의 정치적 갈등이 장기화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종국적으로 경제적 현안인 무역협상과는 별개 이슈로 다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무역협상과 관련한 뉴스 플로우에 따라 단기 시장 방향이 달라질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미·중간 협상 분위기가 다시한번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대외 실물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뉴스가 나오면 외국인의 매수세가 다시 유입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의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권법 서명 이후 미·중간 무역협의 진행 여부에 맞춰져 있다"며 "이외에도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만큼 실물경기 흐름이 어느정도 뒷받침해줄지가 금융시장의 투자심리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투자가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 포지션을 유지해온 만큼 최근 자금 이탈에 대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간 전체로 봤을 때 외국인은 여전히 매수 우위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며 "2020년 상반기 모멘텀 회복을 고려할 때 외국인 매도가 확대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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