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의 공격경영, 면세 시장 새 구도 짤까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이 그룹 미래의 한 축으로 여기고 있는 면세 사업에서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면세점 사업을 키우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면세점 '빅3'마저 손사래칠 정도로 면세점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 베팅이 면세 시장에서 새 구도를 짤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는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신규 특허 여부를 심의, 현대백화점면세점에 신규특허를 내줬다.

이번 특허 획득으로 강남권에만 매장을 보유하고 있던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강북권으로의 진출이 가능해졌다. 앞서 면세시장 철수를 선언한 두타면세점의 동대문 매장을 넘겨받아 운영하게 된다. 명동을 중심으로 한 강북권 위주의 면세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 그동안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백화점을 기반으로 한 명품 구색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강남에만 치우친 불리한 입지조건 때문에 롯데·신라·신세계 등 '빅3'와 차이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강북권에 처음 진출하면서 이같은 평가를 불식시키고 '빅 4'로 묶이게 될지 주목된다.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3대 명품'을 갖추지 못한 두타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6817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 매출도 3535억원으로 현상 유지 수준에 그쳤다. 두타면세점 대비 명품 브랜드 바잉파워가 강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입점하면 매출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과의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정 회장의 공격적 면모는 강북권 진출에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면세업계 내에서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빠르면 내달부터 시작될 인천공항 제1터미널(T1) 입찰에도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기업 대상으로 나온 5개 구역의 연매출만 1조원이 넘어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시내면세점에 이어 공격적 베팅을 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단 일각에서는 국내 면세점 시장이 중국 보따리상(다이궁) 위주로 재편되고 있어, 공격경영이 자칫 리스크로 다가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7월부터 10월까지 월 2조 매출을 넘기며 '매출 월 2조원' 시대를 열었으나, 출혈 경쟁에 영업이익률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갤러리아63, 두타 등 대기업 계열 면세점도 발을 빼고 있다. 이에 현대백화점면세점 측은 "강남과 강북의 면세점 운영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함으로써 면세점사업을 안정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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