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포사격 늑장발표한 건 軍도 몰라서…'모두 감시 못해'

北포사격 이틀 후 국방부 공식 발표
軍 "분석에 시간 걸려…은폐 아니야"
포격 소리로만 인지…감시능력 부족
'수취인불명' 항의문 팩스 발송도 논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부전선에 위치한 창린도 방어부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 25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 화면 캡처로, 김 위원장이 간부들과 함께 지도를 보고 있다. 지도에는 사격 방향을 해안 쪽으로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 표시(붉은 원)가 그려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군 당국이 지난 23일 북한의 창린도 해안포 사격 사실을 '음원(音源)'으로만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군은 북한 매체의 보도가 나올 때까지 사격 방향이나 탄착 지점은 물론 사격 훈련이 맞는지조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이처럼 초기 정보가 빈약하니 분석과 발표에 시간이 걸렸고, 결국 은폐ㆍ축소 논란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군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군 당국은 연평도 포격 도발 9주기인 지난 23일 오전 북한군의 포격 음원을 포착했다. 군 관계자는 "폭발음이라는 음원이 인지되면 그게 다이너마이트인지 포격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며 "이걸 토대로 김정은의 동향이나 다른 정보를 종합해 사격훈련이라고 결론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25일 북한 매체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창린도 방어대를 시찰하면서 사격 지시를 내렸다는 보도가 나오자 그제서야 "북한이 사격훈련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9ㆍ19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접경지역에서 북한이 포를 쐈음에도 군이 이틀간 묵인한 것을 두고 의도적인 은폐ㆍ축소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군은 이에 대해 "초기에 정확하게 특정하지 못했다는 부분은 어느정도 맞다"며 "(감시) 지역이 넓기 때문에 군이 하나하나 다 볼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파괴력이 크고 수백㎞ 이상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이나 김 위원장의 행보 등은 보다 많은 감시자산을 투입하지만 나머지는 빈틈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가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의도적으로 사건을 축소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군은 대응 초기 "(모두)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정보는 말할 수 없다"며 소극 대응했고, 현재까지도 포 종류와 사격 방향 등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북한에 항의하는 방식도 공식적인 전통문을 이용하지 않고 수취인 불명의 항의문을 팩스로 보낸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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