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화학, 매출채권 유동화로 400억 조달

이수건설 재무적 지원으로 자체 신용도 악화
차입금 상환 부담 가중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이수화학이 장래 매출채권을 유동화해 4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신용도 저하로 자체 자금조달 능력이 저하된 상황에서 차입금 만기가 줄줄이 도래하면서 미래 매출을 담보로 차입금 상환 자금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수화학은 KDB산업은행 주관으로 400억원어치의 자금을 마련했다. 산업은행이 인수하는 자산유동화대출(ABL) 300억원, 자산유동화증권 100억원으로 나눠 자금이 집행됐다. 만기는 5년으로 16차례에 걸쳐 분할 상환하고 만기 전 조기 상환도 가능하다.

이수화학은 향후 5년동안 석유화학제품 판매로 벌어들이는 장래 매출채권을 담보로 제공했다. 앞으로 매출이 발생하면 산업은행 신탁의 집금계좌로 판매대금 결제가 이뤄지고, 신탁계좌로 모인 자금은 차입금 상환에 우선 사용된다. 산업은행은 신탁수익권에 근질권을 설정했다.

이수화학의 자체 자금 조달 능력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7월 이수화학의 신용등급(BBB-)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채권은 투기등급(BB+)으로 떨어진다. 투기등급으로 하락하면 채권 발행이 어려워지고 은행권 차입도 쉽지 않다.

신용도는 저하되는데 차입금 만기는 줄줄이 도래한다. 6월말 현재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과 장기유동성부채는 35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기존 은행 차입금 일부를 연장하고 2500억원 가량을 향후 1년 이내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수건설에 대한 재무적 지원 부담도 지속되고 있다. 이수화학은 지난해 12월 사옥 매각 자금으로 이수건설에 600억원을 출자했다. 이수건설은 증자 자금으로 1500억원에 육박하던 차입금을 850억원 수준으로 감축했다. 하지만 지난해 21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악화되면서 재무개선 효과가 반감됐다.

또 이수건설을 포함한 계열사 지급보증 규모가 2800억원에 달한다. 이수건설이 발행한 전환상환우선주(RCPS)에 대한 정산 의무를 져야 하는 등 우발채무 부담도 함께 안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계열사 지원 부담 때문에 비핵심자산 매각이나 매출채권 유동화 등으로 차입금 만기에 계속 대응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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