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약 난임치료, 인공수정과 비슷한 효과'

김동일 동국대 한방병원장, 한약·침구치료로 난임치료 임상 진행"임신율 14%, 인공수정 비슷·체외수정 절반 정도"..표본수 한계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한약과 침구치료 등 한의약으로 난임을 치료하는 게 기존 인공수정과 비슷한 정도의 효과를 보인다는 임상연구결과가 나왔다. 그간 한의약 난임치료와 관련해 한약을 통한 실험연구는 있었으나 효과와 안전성을 규명하는 임상연구는 거의 없었다. 다만 이번 임상연구가 대상자가 90명으로 적어 인공ㆍ체외수정 등 의학적 난임치료와 같은 선에서 비교하는 게 맞는지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일 동국대 일산한방병원장은 원인불명 난임으로 진단받은 만 20세 이상 44세 이하 여성 100명 가운대 90명에 대해 한방 난임치료를 진행해 13명이 임신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가운데 7명이 12주 이상 임신을 유지해 출산했다. 신생아는 모두 단태아로 건강했다.

연구는 대상자에 한약 복용과 침구 치료를 병행한 뒤 개인별 7개 월경주기까지 관찰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한약은 월경시작 3~13일 사이 열흘간 온경탕을, 14~29일 사이 보름간 배란착상방을 복용했으며 임신이 확인되면 배란착상방을 보름간 더 먹는 식으로 했다. 침구는 골반쪽 혈류를 개선하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목적으로 닷새 전후 간격으로 3회씩 치료를 했다.

이 같은 임상적 임신율(14.4%)은 과거 진행한 인공수정과 비슷한 정도라고 김 원장은 전했다. 2016년 황나미 교수팀이 정리한 난임부부 지원사업 결과를 보면 인공수정의 경우 임신율이 13.9% , 체외수정의 경우 30.2% 정도였다. 다만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의 경우 시술건수가 각각 3만4644건, 5만1546건에 달해 한의학 치료와는 표본수가 큰 차이가 있다.

김 원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한의약 난임 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은 확인했으나 대조군이 없는 전후비교 임상연구며 대상자가 적다는 한계가 있다"면서 "향후 의고와 한의과가 함께 더 많은 난임 여성을 모집해 대규모 임상연구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난임이 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 관심이 큰 저출산과 연관된 문제인 만큼 이번 임상연구를 계기로 한방 난임치료에 대해서도 공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김 원장은 전했다. 현재 인공수정의 경우 건강보험을 통해 시술을 지원해주는데, 난임 부부가 보다 많은 선택지를 갖게 하자는 얘기다. 김 원장은 "당장 급여화는 쉽지 않겠지만 (건강보험) 자원을 배분하는 차원에서 합리적인 결정을 했으면 한다는 취지"라며 "인공수정을 지원하는 정도로 3, 4개월 정도 지원하면 충분히 가치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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