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면세점도 문 닫는 판인데'…시내면세점 입찰, 흥행 어쩌나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올해 한화와 두산이 면세점 특허권 반납을 결정한데 이어 중소·중견면세점인 탑시티면세점도 위기를 맞았다. 세 곳 모두 공교롭게도 2015년 '면세 대전' 이후에 생긴 면세점들이라 '승자의 저주'가 본격화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신촌역사와 명의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탑시티면세점이 최근 2심에서 상고 기각 판결을 받았다. 탑시티면세점은 재심 청구 기간인 2주 동안 후속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탑시티면세점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 되고 있는 면허 자진 반납 등 항후 대책에 대해 "면허 반납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가지고 다양한 논의를 진행중에 있다"며 "아직 어떠한 방침도 결정된 것이 없지만,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연말 예정되어 있는 인천국제공항 입찰 등 주변 여건을 감안하면 탑시티면세점이 스스로 면허를 반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탑시티면세점이 상고를 포기하거나 면허 반납 결정을 내리게 된다면 한화와 두산에 이어 올해 세번째 사업을 접는 서울 시내면세점이 되는 것이다.

탑시티면세점은 2016년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획득하고 작년 하반기 신촌민자역사 점포를 개점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명도소송이 이어졌고, 1심 결과 이후 관세청이 면세품 관리를 이유로 물품 반입 정지 명령을 내려 현재는 잠정적으로 영업이 중단된 상황이다.

기존에 운영을 하고 있던 면세점들도 사업성 악화로 철수를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다음주 시내면세점 추가 입찰에 나설 예정이라 미달 사태가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서울 3곳, 인천 1곳, 광주 1곳 등 총 5곳에 대해 시내면세점 입찰에 들어간다.

이중 서울의 경우 현재 무역센터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백화점그룹만 관심을 보이고 있고, 광주의 경우 후보자가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광주시가 다양한 기업들을 상대로 면세점 유치를 위해 논의에 나섰던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투자기업을 찾지 못해 현재로서는 면허 반납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부의 정책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사업이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궁) 위주로 재편이 되면서 B2C(기업ㆍ소비자 간 거래)에서 B2B(기업 간 거래)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무조건 면세점을 늘리면 관광객도 늘어날 것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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