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반환점]4强외교 탈피…신남방·신북방정책 성과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아베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 등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우리 외교는 4대국(미ㆍ중ㆍ일ㆍ러)을 넘어서 유럽연합(EU)이나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국가들, 아프리카 국가 등 외교 다변화가 필요합니다. 정말로 한국의 외교 외연을 넓혀주기 바랍니다"

2017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은 강경화 당시 신임 외교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이렇게 당부했다. 그로부터 3개월 뒤 문 대통령은 러시아를 방문해 신(新)북방정책을, 이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신(新)남방정책을 천명했다. 신북방은 러시아를 비롯한 유라시아 국가들과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신남방은 아세안과 인도와의 관계를 주변 4강국 수준으로 격상해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한반도 신경제구상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3대 대외 경제정책으로 꼽히는 신남방ㆍ신북방 정책의 서막이었다.

약 2년 반이 지나 임기 반환점을 앞둔 현재 유라시아 국가와 아세안은 외교적으로도 핵심 지역으로 부상했다. 문 대통령은 북방 국가들과의 정상 외교로 유례없는 친분을 과시하며 '브로맨스'를 자랑한다. 또 취임 초 '아세안 10개국 회원국을 모두 순방하겠다'는 약속을 임기 절반 만에 지켰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임기 중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찾은 것은 외교 역사상 처음이다.

그 성과 역시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2015년부터 2년 연속 감소했던 한-아세안 총 교역액은 2017년 회복세로 돌아선 뒤 지난해 1597억4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상호 방문한 국민 수도 2014년 674만명에서 지난해 1144만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미 2017년 1000만명을 돌파한 뒤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로,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해외 지역 역시 아세안이다.

오는 25일 부산에서 개최되는 '제3회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회 한-메콩 정상회의'는 우리나라에 대한 아세안 국가들의 우호적 시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 일본 등 10개의 대화상대국과 각각 '아세안+1' 회의체를 갖고 있다. 이 중 5년마다 본국에서 특별정상회의를 세 번 연속 개최한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문재인 정부 들어 첫 개최되는 다자회의인 만큼 청와대는 물론 범정부 차원에서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촉발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선진국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수출위주의 경제성장을 해 온 우리나라에게는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유라시아 국가와 아세안 시정에서의 자유무역 활로를 찾는 것은 우리나라로서는 절실한 경제적 돌파구다. 문 대통령이 전례없는 수준으로 아세안 중시 외교를 펼치는 이유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한 태국 방콕에서 "자유무역 질서가 외풍(外風)에 흔들리지 않도록 지켜내고, '축소 균형'을 향해 치닫는 세계 경제를 '확대 균형'의 길로 되돌려놔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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