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 다시 나타난 '990원 삼겹살'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11월 '코세페' 기간 맞춰 초특가 상품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소비자 외면하며 가격 급락
한돈 농가들도 소비진작 캠페인

‘롯데 블랙 페스타’ 개막을 하루 앞둔 31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10년전 가격 수준의 돼지고기 가격이 안내돼 눈길을 끌고 있다.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들은 내수진작을 위해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에 맞춰 내달 1일부터 7일까지 7일간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롯데홈쇼핑 등 롯데그룹의 10개 유통 계열사가 총 1조원 규모의 물량을 준비했으며, 풍성한 경품 이벤트도 마련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대형마트에 990원 삼겹살이 다시 등장했다. 상반기 '삼겹살의 날(3월 3일)'을 전후로 대형마트들이 잇따라 '990원 삼겹살'을 내놓은 지 약 반 년만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후 한 때 2000원대까지 치솟았던 돼지고기 가격이 진정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한돈 농가들도 소비 촉진 행사를 벌이는 등 돼지고기 판매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2019 코리아 세일 페스타(코세페)'를 앞두고 대형마트들이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벌이면서 롯데마트, 홈플러스가 삼겹살(100g)을 99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이달 6일까지 '10년 전 가격'을 테마로 '국민 체감 물가 낮추기' 프로젝트 1차를 전개하며 국내산 냉장 삼겹살을 990원에 판매하며, 홈플러스는 '블랙버스터' 할인 행사를 통해 1등급 이상 일품포크 삼겹살을 990원에 각각 판매한다. 이마트는 내달 7일부터 13일까지 990원 삼겹살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형마트에서 '990원 삼겹살'이 다시 등장한 것은 반 년여 만이다. 이마트가 연초부터 초저가 상품 브랜드인 '국민가격'으로 990원 삼겹살을 선보이면서 포문을 열었고, 이에 대응해 롯데마트, 홈플러스도 990원에 가깝게 돼지고기 가격을 내렸다. 이같은 분위기는 삼겹살데이까지 이어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100g에 980원까지 삼겹살 가격을 인하했다. 홈플러스는 3월28일 하루 일품포크 삼겹살 100g을 990원에 파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ASF 영향에 990원 돼지고기도 사라졌다. 해외 ASF 확산에 수입 돼지고기 가격이 오른 데 따른 것이다. 지난 6월6일 진행된 '육육데이' 행사에서 대형마트의 삼겹살 행사가는 100g당 1790원으로 이전의 두 배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지난 달에는 국내서도 ASF가 발병하면서 국내 도매가가 단기간에 30% 가까이 치솟았고, 돼지고기 가격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같은 예상과 달리 돼지고기 가격은 한 달 새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당 6200원을 넘어섰던 돼지고기 도매가는 지난달 30일 기준 3156원에 그쳤다. 전년보다 19.3%, 평년보다 20.5% 낮은 수준이다. ASF에 대한 우려로 소비자들이 돼지고기를 외면하면서다.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소매가 역시 30일 기준으로 100g당 1752원에 그치며 한 달 전(2173원) 대비 20% 하락했다. 대형마트에서 다시 990원 삼겹살이 등장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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