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 시설 무단사용 의혹…통일부 '확인된 바 없다'

'개성공단 몰래 가동' 등 관련 의혹 지속 제기
통일부, 부인하면서도 "우리 기업 재산권 침해 안 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를 현지 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한이 금강산관광지구와 개성공단에 남아있는 남측의 시설·장비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통일부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29일 밝혔다.

통일부는 "현대아산이 2011년에 철수하면서 금강산 지구 내에 관광버스 30여대가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관광 중단 이후 북측 사용 여부 등은 파악되거나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

이날 한 국내 언론은, 북한이 현대아산이 금강산에 두고 간 미니버스 40여대를 평양으로 옮겨 무단 사용하고 있으며, 개성공단 내 남한 기업의 자산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일부는 개성공단 시설 관련과 관련해서도 "보도 내용과 같이 북측이 기업 시설물을 실제 사용하거나 장비를 이전한 동향은 파악되거나 확인된 바 없다"며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통일부는 특히 "현재 개성공단 지역에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우리측 인원이 24시간 상주하고 있다"면서 "연락사무소 개소를 위한 기반시설 점검 등 계기 시, 북측이 기업 시설을 봉인 조치해 관리하고 있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이후, 북한이 남측 시설과 설비를 무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2017년 6월에는 개성공단 내 남측 입주기업 차량 100여대가 사라졌다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보도가 있었다. 당시 VOA는 미국의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지난 6월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개성공단 내 한 의류업체 공장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남측 입주기업의 승용차·트럭 등 차량 100여 대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통일부는 "개성공단 차량이나 물건은 우리 소유이기 때문에 무단사용은 명백한 불법행위로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우리 국민의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VOA 보도의 사실 여부에 대해선 "정확하게 관련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에는 북한이 개성공단을 몰래 가동, 의류를 생산해 수출하며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 보도는 지난 5월에도 이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시대 남북협력 상징인 금강산관광을 '대남의존정책'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금강산의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북 매체들이 23일 보도했다. 김정은의 금강산 관광에 대한 지시로 현대 아산을 비롯한 남측 기업들이 추진해 왔던 금강산 사업이 또 위기를 맞게 됐다. 사진은 금강산에 현대 아산이 지은 금강산 옥류관의 2005년 개관 당시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이례적으로 이러한 보도 내용에 반발하면서, 해당 시설을 실제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내비치기도 했다.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10월 6일 '여론을 오도하기 위한 흉측한 수작질'이라는 개인 필명의 논평에서 "우리 공화국의 주권이 행사되는 공업지구에서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그에 대하여 그 누구도 상관할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그 졸개들이 제재 압살의 도수를 높이려고 악을 써대도 공업지구 공장들은 더욱 힘차게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북한은 개성공단 내 우리 재산권을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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