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서 즉위식 못 치른 왕도 있었는데... 일왕 즉위식 호화 논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새 일왕의 즉위식에 일본 정부 예산 160억엔, 우리 돈으로 17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알려지면서 일본 내에서도 호화 논란이 일고 있다. 선왕 헤이세이(平成) 시절보다 30%나 늘어난 비용을 정부재정으로 지출한다고 알려지면서 수출 감소와 소비세 인상 등으로 어려워진 일본 경제상황과 동떨어진 조치란 비난이 일고 있다. 과거부터 호화 논란이 일었던 일왕의 즉위식은 국가와 왕실 상황에 따라 늦춰졌으며 아예 즉위식을 못치렀던 왕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NHK 등 일본 현지 언론들에 의하면 22일 오후 치뤄지는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식 행사에 약 160억엔, 우리돈 1727억원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선왕인 헤이세이 즉위 때와 비교하면 약 30% 정도 늘어난 규모다. 일본정부는 183개국의 주요 정치인사들이 방문해 의전비용 등이 많이 소요돼 선왕 때보다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의전비용을 제외해도 즉위식 자체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인 신토 방식의 즉위식을 위해 별도로 목조 건축물을 마련하고, 황실 행사로 치러지는 제례행사 등을 치르는데 20억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왕 부처의 즉위 축하 퍼레이드용 오픈카 구입에도 8000만엔 이상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호화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즉위비용은 모두 일본 정부의 재정 비용으로 소요된다는 점에서 더욱 간소화해야한다는 주장이 늘고있다. 지난 1월 도쿄신문의 일본왕실 관련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37%는 즉위식을 과거 수준을 넘지 않도록 예식을 단순화해야한다고 응답했으며, 34%는 예식을 대폭 간소화해 비용을 최소화해야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무역분쟁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소비세 인상으로 물가가 오른 상태라 체감경기가 더욱 안좋아지면서 호화 즉위식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전통방식의 호화로운 일왕 즉위식은 8세기부터 정착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가나 왕실 상황에 따라 즉위식 자체를 못했던 왕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500년에 즉위했던 고카시와바라(後柏原) 일왕은 즉위 당시 왕실이 즉위식을 열만한 재정적 형편이 못돼 즉위식 없이 왕이 됐으며, 즉위 후 22년이 지난 뒤에야 즉위식을 열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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