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北 야생 멧돼지 DMZ 뚫고 넘어오면 즉각 사살'

DMZ 철책, 멧돼지 통과할 수 없는 구조물
야생동물 등이 직접 유입될 가능성은 희박
다만 모든 가능성 열어 두고 통제할 계획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국방부는 북한 야생 멧돼지가 비무장지대(DMZ)를 넘어 GOP(일반전초) 후방지역으로 이동하거나 한강하구 남측 지역으로 올라올 경우 현장에서 즉각 사살하라는 지침을 군에 전파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북한 야생 멧돼지를 통해 남한으로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국방부는 4일 "야생 멧돼지에 의한 ASF 전파시, 재난수준의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DMZ 및 한강하구 접경지역에서 근원적 차단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우리 군의 대응조치를 지난 6월 내린바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DMZ 후방지역에서는 해당 지역 지방자치단체, 경찰과 협업해 수렵면허자에 의해 멧돼지를 사살하고, 우리 군은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방부가 이번에 야생 멧돼지 사살 지침을 하달한 것은 경기 연천군 DMZ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 혈액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멧돼지 폐사체는 지난 2일 DMZ 남방한계선에서 군사분계선 쪽으로 약 1.4㎞ 지점에서 발견됐다.

군은 그간 DMZ에서 야생 멧돼지를 사살한 적은 없었고, DMZ 철책은 멧돼지가 통과할 수 없는 구조물로 설치돼 있다고 설명해왔다.

실제 DMZ 철책은 멧돼지가 뚫거나 넘어올 수 없는 구조물로 설치됐지만 최근 태풍과 장마로 인해 일부 파손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ASF에 감염된 북한 멧돼지가 파손된 철책 틈새로 남쪽으로 넘어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울주군 개천서 죽은 채 발견된 멧돼지 (사진=연합뉴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전날 "2018년부터 올해 9월까지 9개 사단 13개소에서 GOP 철책이 파손됐고, 현재 보강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5건으로 확인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일부 철책이 파손된 것은 인정하면서도 "DMZ 철책은 기본적으로 3중 구조(북책, 중책, 남책)로 설치돼 있고, 현재까지 3중 철책이 모두 파손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DMZ 철책을 포함한 모든 철책은 피해 발생시 임시 경계 철조망을 우선 설치하고 즉각적인 복구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지역 철책에는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군은 경계태세에 문제가 없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현 DMZ 철책 구조상 야생동물 등이 직접 유입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우리 군은 멧돼지가 철책을 넘어오지 못하더라도 멧돼지의 사체, 분변 등이 하천수나 작은 동물 등 매개체를 통하여 남측으로 전파될 수 있으므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방역 및 인원, 장비 등을 통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방부는 야생 멧돼지를 발견 즉시 사살하라는 지침과 관련해, 북한은 협의 대상이 아닌 만큼 따로 통보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다만 유엔사에는 DMZ 내에서는 사격하지 않고 남방한계선 이남으로 남하 할 경우 사격한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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