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샀다' 일본車 역성장 위기…年3만대도 미지수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김지희 기자]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에 맞선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일본차 판매 실적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 위기에 놓였다. 불매운동이 본격화한 7월부터 일본계 브랜드(도요타·렉서스·혼다·닛산·인피니티) 승용차의 신규 등록 대수는 두 달 연속 두 자릿수씩 감소해 월 1000여대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게다가 매월 감소 폭이 커지고 있어 현재 추세대로라면 남은 4개월 동안 판매를 회복할 여건이 갖춰지지 않을 경우 연간 3만대 판매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8월 일본계 브랜드 승용차 신규 등록 누적 대수는 2만7554대를 기록했다. 올 들어 1월(3752대), 2월(3473대), 3월(4360대), 4월(3536대), 5월(4415대), 6월(3946대)까지 월평균 3000~4000대 수준을 유지하다가 7월과 8월 들어 2674대와 1398대로 뚝 떨어졌다.

연간으로 보면 일본계 브랜드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2013년 2만2042대를 기록한 이래 지난해까지 매년 증가세를 이어왔다.

특히 2017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4만3582대와 4만5253대로 한국시장 진출 이래 처음으로 4만대 판매량을 돌파하며 고속 질주했다. 올해 일본차 판매가 3만대를 턱걸이한다면 2013년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셈이다.

지난달 일본차 신규 등록 대수의 전월 대비 감소율은 브랜드별로 닛산(-74.6%), 혼다(-70.5%), 인피니티(-56.5%), 렉서스(-38.6%), 도요타(-37.3%) 순으로 컸다. 모두 시장 평균치(-6.8%)를 크게 밑돌았다.

승승장구하던 일본차 판매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한일 갈등에 따른 불매운동으로 소비자들이 구입을 꺼리거나 늦추고 있어서다. 또 신차 부재, 전기차 중심으로의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 등 복합적 요인도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차는 유럽계 브랜드가 디젤게이트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는 사이 반사이익을 누리며 최근 몇 년 동안 급격하게 성장해왔다"면서 "최근의 불매운동 여파에 더해 글로벌시장에서 일본계 브랜드가 강세인 하이브리드차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전기차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독일계 브랜드의 전기차 모델 수입이 본격화하면 일본계 브랜드가 더욱 불리해질 것이라는 게 이 연구위원의 진단이다.

일본계 브랜드는 불매운동 장기화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 일본계 브랜드 관계자는 "불매운동의 여파가 없다고 하긴 어려우나 수입차 판매에는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준다"면서 "최근에 눈에 띄는 신차가 없었던 점도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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