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서울대 시설관리직 독자적 노사교섭 지위 필요'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서울대 시설관리직 근로자들도 독자적으로 노사 교섭을 할 지위가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홍순욱 부장판사)는 서울대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교섭단위 분리 결정 재심 결정을 취소하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법인직원, 자체직원은 시설관리직원과 임금수준, 복지혜택 등 근로조건과 고용형태 등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다"며 "분리교섭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교섭창구 단일화를 강제할 경우 자체직원과 시설관리직원 사이에 단체교섭 대상자 우선순위 등을 둘러싸고 이해관계를 달리해 노동조합 사이 갈등을 유발하고 불필요한 교섭의 장기화를 야기할 우려가 크다"고 부연했다.

앞서 서울대는 다른 직원들의 고용 형태와 근로조건 등이 다양한데 시설관리직만 분리하는 것은 교섭 청구 단일화 절차를 유명무실하게 하는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차례로 자체직원과 시설관리직의 분리교섭권을 인정한 데 따른 조처였다.

반면 서울대 시설관리직원들은 근로조건과 처우에 차이가 있어 단체교섭에서 논의해야 하는 쟁점이 다른 만큼 법인·자체직원들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같은 갈등은 지난해 3월 서울대가 정부의 공공부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시설관리직 근로자를 직접 채용하면서 시작됐다. 법인직원 위주로 구성된 서울대노조가 노조 규약을 고쳐 서울대 내 다른 노조 소속 근로자들까지 조합원 범위를 넓히면서 시설관리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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