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무인화 돌풍' 거세네…대형마트 중 '1위'

비대면족 증가에 대응…인건비 부담도 영향 미친 듯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유통ㆍ외식업계를 중심으로 무인화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 1위 이마트가 무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용 불안을 야기한다'는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무인계산대를 빠르게 늘리고 있는 것. 분할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하는 등 위기상황에서 무인화를 통해 추가 비용을 줄이고 '언택트(비대면)족'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달 21일 기준으로 95개 점포에서 550대의 무인계산대를 운영 중이다. 지난 5월(60개 매장ㆍ350대)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운영 점포 수는 58%, 무인계산대 수는 57% 각각 증가한 수치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이마트의 무인계산대 숫자는 홈플러스(390대), 롯데마트(400대) 등에 비해 적었지만, 무인계산대 도입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3개월만에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하게 된 것. 롯데마트도 이 기간 동안 무인계산대 수를 400대에서 440대로 10% 가까이 늘렸지만 이마트보다는 진척 속도가 느렸다. 대형마트 중 가장 빨리 무인계산대를 도입한 홈플러스는 390대로 기존 숫자를 유지했다. 이마트의 무인계산대 도입 점포 비중 역시 전체 139개 매장 중 95개로 68%에 달한다. 홈플러스(63%)나 롯데마트(38%)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마트는 소비자들의 무인계산대에 대한 니즈가 꾸준히 존재하는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무인계산대를 늘려 가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언택트 소비를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나는데다, 계산부터 포인트 적립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어 호응이 좋다는 것. 이마트 관계자는 "특정한 목표는 없지만 무인계산대를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어 앞으로 계속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무인계산대가 늘어나는 이유는 최근 대형 할인매장의 실적 악화와도 관련이 있다는 게 유통업계의 평가다. 이커머스와의 경쟁 격화로 인해 수익성은 감소하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인건비 부담은 점차 증가 추세다. 이마트의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연결 기준 판매관리비는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1조2024억원을 기록했다. 판매관리비에는 급여와 임차비용, 복리후생비 등이 포함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인력과 관련된 비용 부담을 줄이려면 무인화가 필수적이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다만, 무인계산대 확대를 둘러싸고 노동자의 고용불안 논란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마트 노조는 무인계산대 도입 확대는 결국 노동자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확대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전수찬 마트노조 이마트지부 위원장은 지난 6월 열린 창동 기자회견에서 "이마트가 무인계산대 도입을 멈추지 않으면 1년 후 전국의 이마트에서 계산원이 대폭 줄어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소비자경제부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