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은 늘었는데 수입은 줄고…싱가포르의 고민

1분기 관광수입 전년대비 4.8% 감소…미·중 무역전쟁 등 동시다발성 악재
관광객 증가세도 크게 둔화 '경고등'…높은 물가 부정적 영향 작용 지적
숙박비용 12%-쇼핑·식음료 7% 줄어
인프라 지속 확충 '일시적' 주장 속…국적별로 중국인 96만명 20% 최다

싱가포르 머라이언공원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머라이언동상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서주미 객원기자

[아시아경제 싱가포르 서주미 객원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싱가포르 관광산업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올 들어 관광객 증가세가 크게 둔화하고 있는 데다 관광수입은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관광청(STB)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싱가포르를 방문한 관광객은 47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8년 한해 1850만명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6.2%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둔화된 것이다. 앞서 싱가포르 관광객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지역 관광 수요 증가와 항공편 확대, 북ㆍ미 정상회담 등으로 지난해까지 3년연속 증가세를 보였었다.

특히 관광수입은 올 들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분기 동안 싱가포르 방문객들이 사용한 금액은 65억싱가포르달러(약 5조67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8% 줄었기 때문이다. 관광객 증가에도 오히려 관광수입은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싱가포르의 연간 관광수입은 ▲2016년 257억싱가포르달러 ▲2017년 268억싱가포르달러 ▲2018년 271억싱가포르달러 등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었다.

이처럼 싱가포르 관광산업이 주춤하고 있는 것은 미ㆍ중 무역전쟁, 중국의 성장률,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 동시다발성 악재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관광객들이 지갑을 닫고 있기 때문으로 STB는 분석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높은 물가가 관광산업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당수 싱가포르 방문객들이 높은 물가 때문에 현지 체류 일정을 줄이고 숙박이나 쇼핑 등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해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1분기 외국인의 관광 금액을 보면 숙박비용이 12%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으며 이어 ▲쇼핑(-7%) ▲식음료 (-7%) 등이 눈에 띄는 감소세를 보여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다만 이 같은 관광산업 위축이 일시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여전히 관광객들에게 매력적 도시인 데다 관련 인프라가 지속적으로 확충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실제로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 3월 창이국제공항의 다섯번째 터미널인 '주얼 창이 에어포트(Jewel Changi Airport)'를 개장했다. 여기에는 280여개의 상점과 레스토랑, 펍, 호텔,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와 함께 2025년에는 새로운 복합리조트도 문을 열 예정이다. 이 복합리조트에는 카지노와 초대형 숙박시설이 들어서며 싱가포르 정부는 리조트 개발에 따른 일자리 창출효과가 5000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분기 싱가포르 방문객을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이 96만명으로 전체의 20%를 차지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인도, 말레이시아 순이었으며 한국인 방문객은 18만2000명으로 9위를 차지했다.

한편 전반적 관광산업 위축 속에서도 미국ㆍ베트남ㆍ영국인 관광객은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인 관광객은 1분기 동안 9% 늘었으며 이들의 소비액은 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싱가포르 서주미 객원기자 sor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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