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역설…치솟는 '신축 프리미엄'

헬리오시티 20억 첫 돌파
잠원 아크로리버뷰신반포 84.79 28억 최고가 찍어

재건축 사업 중단 등
당분간 공급 불가피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정부가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 의지를 밝히면서 신축 프리미엄이 붙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치솟고 있다. 새로 짓는 아파트의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도입되는 제도로 인해 되레 기존 신축 가격이 뛰는 '규제의 역설'이 분양가상한제 시행 전부터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500가구의 대단지인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110㎡ 분양권이 최근 20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모든 면적을 통틀어 헬리오시티 시세가 20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양가 10억7000만원에서 약 두배 수준으로 올랐다. 헬리오시티는 최근 전 면적대에서 신고가 릴레이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에만 전용면적 59.96㎡가 15억원, 84.98㎡는 17억5000만원, 99.6㎡는 1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모두 각 면적별 역대 최고가다.

지난 2월 입주한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도 새 아파트 프리미엄으로 시세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99.92㎡는 지난달 25억5000만원에 팔렸다. 지난 5월 같은 면적이 23억1700만원에 매매된 이후 두달 만에 2억원 넘게 상승한 것이다. 59.97㎡도 지난달 역대 최고가인 18억2000만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지난해 6월 입주한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 84.79㎡ 역시 지난 6일 역대 최고가인 28억1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 단지는 최근 KB국민은행 조사에서 입주 2년 내 전국 새 아파트 중 몸값이 가장 비싼 단지로 꼽히기도 했다. 3.3㎡당 매매가격이 7705만원으로 분양가(3.3㎡당 4233만원) 대비 매매가 상승률이 82%에 달한다.

새 아파트를 잡으려는 수요는 분양ㆍ입주권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다음달 입주를 앞둔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 84㎡ 입주권은 호가가 25억원이 넘는다. 개포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표 이전만 하더라도 호가가 22억~23억원 수준이었으나 최근엔 25억원을 넘어섰다"라며 "매도자가 매물을 거둬들이고 팔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내년 8월 입주를 앞둔 래미안강남포레스트 84.86㎡ 입주권은 분양가상한제 발표 이후인 지난 14일 17억6000만원에 역대 최고가로 매매됐다.

전문가들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영향으로 당분간 신축 아파트 시세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세 상승의 근본 원인인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부작용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장기적으로는 재건축 아파트 사업 중단 등으로 공급 감소가 불가피해 새 아파트 희소성이 커지면서 새 아파트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미 보유세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으로 매물 품귀 현상이 심각한데, 자립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 등으로 외곽으로 나갔던 수요가 다시 서울로 유턴하고 있어 결국에는 수급 불균형으로 서울 집값 상승의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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